Home » 밥도둑과 월급루팡
주요 어휘

정통
「명사」
바른 계통.
- 정통을 잇다.
- 중국의 정통 요리를 맛보다.

절이다
「동사」
푸성귀나 생선 따위를 소금기나 식초, 설탕 따위에 담가 간이 배어들게 하다. ‘절다’의 사동사.
- 배추를 소금물에 절이다.
- 생선을 소금에 절이다.
- 오이를 식초에 절이다.

끝내주다
「동사」
(속되게) 아주 좋고 굉장하게 하다.
- 이 집은 국물이 끝내주게 시원해.
- 그 사람 일 처리 하나는 끝내주지.

시초
「명사」
맨 처음.
- 전쟁의 시초.
- 피란민들이 이곳에 터를 잡고 살기 시작한 것이 이 마을의 시초가 되었다.

풍자하다
「동사」
1) 남의 결점을 다른 것에 빗대어 비웃으면서 폭로하고 공격하다.
양반을 풍자하고 조롱하는 가면극.
2) 문학 작품 따위에서, 현실의 부정적 현상이나 모순 따위를 빗대어 비웃으면서 쓰다.
- 상류 사회를 풍자하는 내용을 담은 책.

지칭하다
「동사」
어떤 대상을 가리켜 이르다.
- 우리 집에서 돼지는 뚱뚱한 동생을 지칭하는 말이다.

한국에는 매우 특별한 도둑이 있습니다. 도둑이란 남의 물건을 훔치는 사람을 뜻하죠.

“도둑은 나쁜 사람이고, 경찰이 잡아가야 할 범죄자인데 특별하다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까? 조금 어색한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텐데요!

맞습니다. 우리는 보통 ‘특별하다’라는 수식어를 나쁜 것에는 잘 붙이지 않아요. 형용사 ‘특별하다’는 칭찬의 용도로 주로 쓰거든요. 하지만 오늘 제가 여러분께 소개해드릴 도둑도 사실은 나쁜 도둑이 아닙니다. 그래서 형용사 ‘특별하다’를 사용해도 어색하지 않죠.

세상에 나쁘지 않은 도둑이 어디있어? 라고 따지실 분도 있겠네요. 하지만 있습니다. 한국에는 있어요. 그것은 바로 밥도둑입니다.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대화문을 한 번 듣고 올게요.

“진우야, 넌 어떤 음식을 좋아해?”

“나는 불고기를 좋아해.”

“아~ 불고기? 불고기는 정말 밥도둑이지!”

“하하! 맞아. 나는 엄마가 불고기를 해주시는 날에는 밥을 두 그릇이나 먹어.”

오늘의 표현, ‘밥도둑’의 진짜 의미. 알아채셨나요?

밥도둑은 아주 맛있는 반찬을 뜻해요.

여러분이 정통 한식을 드시게 되면, 가장 메인으로 하얀 쌀밥이 나올 거예요. 그리고 그 쌀밥 주위에는 적게는 서너 개에서 많게는 열 개도 넘는 있는 다양한 반찬들이 제공될텐데, 이 반찬들과 쌀밥을 함께 드시는 것이 기본적인 한식의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어요.

꼭 정통 한식이 아니더라도, 여러분이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코리안 바베큐 음식점에 가면, 삼겹살만 주문해도 함께 제공되는 김치와 각종의 버무리고 볶은 채소들이 있잖아요? 그게 바로 한식에서 말하는 반찬인거죠.

다양한 반찬이 제공되는 한식

그래서 다시 말씀드리면, 밥도둑은 그런 반찬들 중에서도 아주 맛있는 반찬을 부르는 별명 같은 건데요. 아주 맛있는 반찬이 어떻게 해서 밥도둑이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을까요?

사실 이 밥도둑이라는 말이 처음으로 사용된 반찬은 게장이에요. 한국음식 중에 게장이라는 음식이 있어요. 여기서 게는 여러분들이 잘 아시는 해산물입니다. 영어로는 Crab이죠. 크랩.

이 게를 간장에 푹 절여서 만드는 요리를 바로 간장게장이라고 부르고, 고춧가루를 써서 빨갛고 매운 양념장에 절여서 만드는 요리는 양념게장이라고 불러요. 그러니까 게장에는 양념게장과 간장게장 두 종류가 있는 거죠.

양념게장과 간장게장은 모두 흰 쌀밥과 함께 먹는 반찬이에요. 쌀밥이 없이는 이 음식들을 먹을 수가 없어요. (사실) 먹을 수는 있는데 먹기가 힘들죠. 쌀밥 없이 게장만 먹게되면 굉장히 짜거든요. 그런데 이게 쌀밥과 함께 먹었을 때 그 조화가 정말 끝내줍니다. 너무너무 맛있어서 일단 먹기 시작하면 쉬지도 않고 순식간에 다먹어버리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여러분도 언젠가 주변에서 게장을 파는 한국 음식점이 있다면 한 번 도전 해보세요. 제가 강력 추천드릴게요.

아무튼 밥도둑이란 표현은 바로 이래서 생겨났어요. 마치 내가 정신없이 게장을 먹다보니까, 누가 내 쌀밥을 훔쳐가기라도 한 것처럼 순식간에 밥그릇이 비어버렸다는 거예요. 정말 재미있는 표현 아닌가요?

너무 맛있어서 정신없이 먹다보니…… 내 밥이 다 어디로 갔지?

이건 완전 밥도둑이잖아!

밥도둑의 시초는 게장이었지만, 이제는 맛있는 반찬이라면 어디에나 밥도둑이라는 별명을 붙일 수 있어요. 여러분이 부대찌개를 좋아하면, “부대찌개는 정말 밥도둑이야.”라고 말하면 되고요. 여러분이 불고기를 좋아하면, “진정한 밥도둑은 불고기지.” 라고 말하면 돼요.


다음으로 도둑과 관련된 재미있는 표현을 하나 더 배워볼까요? 몇년 전에 새로 생겨난 신조어가 있는데요. 신조어라는 것은 예전에는 없었는데 문화의 변화에 따라 새로 생겨난 어휘를 신조어라고 부르죠. 이 신조어 중에 ‘월급루팡’이란 것이 있습니다.

월급과 루팡의 합성어. 여러분, 월급 아시죠? 일을 하고 받는 급여, 즉 돈💵인데요. 이걸 한달에 한번 받으면 월급이라고 부르고, 일주일에 한 번 받으면 주급이라고 해요. 한국에는 주급 제도는 거의 없고 대부분이 월급, 그러니까 월급제가 일반적입니다.

그렇다면 루팡은 무엇일까요? 프랑스 소설 악쎈 뤼빵의 한국식 발음이 루팡입니다. 영어로는 아르센 루핀이라고 발음하나요?

Maurice Leblanc,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어쨌든, 한국에서도 이 루팡 시리즈는 굉장히 유명해요. 그래서 한국인들은 루팡이라고 하면 특별한 도둑이라는 사실을 잘 알죠. 신조어 ‘월급루팡’은 그래서 만들어졌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열심히 안 하고 돈만 받아가는 사람을 풍자하는 그런 단어인거죠. 회사에 동료들 중에서 일을 너무 안해서 꼴보기 싫은 사람을 향해서 욕하듯이 말하기도 하구요. 때로는 농담삼아서 자기 자신을 월급루팡이라고 지칭하기도 해요.

자, 그럼 이제 ‘월급루팡’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대화문을 들어볼게요.

“으휴…… 우리 회사에는 월급루팡들이 너무 많아.”

“왜? 어떤데?”

“그냥 일들을 너무 안해. 맨날 인터넷으로 쇼핑만 하고 있다니까?”

“어? 나도 오늘 회사에서 인터넷쇼핑 했는데, 흐흐. 좀 찔리네.”

“뭐야! 너도 완전 월급루팡이네?”

오늘은 도둑과 관련된 두 가지 표현을 배워봤습니다. 하나는 비교적 오래 전부터 쓰이던 말이고, 다른 하나는 최근에 새로 생겨난 말인데요. 한국어에는 이렇듯 인터넷세대를 통해서 새로 생겨나는 말들이 정말 많아요. 그리고 이런 신조어들만 잘 알아도 여러분의 말이 훨씬 원어민스럽게 들릴 수 있다는 것! 오늘의 진정한 젤리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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