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바가지를 쓰다, 바가지를 긁다
주요 어휘

편의상
「명사」
형편이나 조건 따위가 편하고 좋은 측면.

유래
「명사」
사물이나 일이 생겨남. 또는 그 사물이나 일이 생겨난 바.
- 한식의 유래.
- 유래가 깊다.

가정
「명사」
1) 한 가족이 생활하는 집.
- 유럽 여행 중 우연히 독일인 가정에 초대받았다.
2) 가까운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생활 공동체.
- 결혼하여 한 가정을 이루다.

억울하다
「형용사」
아무 잘못 없이 꾸중을 듣거나 벌을 받거나 하여 분하고 답답하다.
- 누명을 쓴 것이 너무 억울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
- 아무 죄도 없이 벌을 서기가 억울했다.

손해
「명사」
1)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밑짐.
- 손해를 보다.
- 손해를 끼치다.
2) 해를 입음.
- 한 대라도 맞으면 자기 손해니까 알아서 행동해라.
- 세상이 어떻게 되더라도 외국어를 배워 두면 손해는 아니다.

대략적
「명사」
대강의 줄거리로 이루어진 것.
- 당사자들끼리 대략적인 합의를 보았다.

비양심적
「명사」
양심에 어긋난 것.
- 비양심적인 행위.

터무니없다
「형용사」
허황하여 전혀 근거가 없다.
- 터무니없는 거짓말.
- 터무니없는 욕심을 버리다.

덜컥
「부사」
1) 갑자기 놀라거나 겁에 질려 가슴이 내려앉는 모양.
- 겁이 덜컥 나다.
- 가슴이 덜컥 내려앉다.
2) 어떤 일이 매우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모양.
- 집안 사정이 어려운 중에 어머니마저 덜컥 돌아가셨다.
- 앞뒤 사정도 보지 않고 빚을 얻어 덜컥 가게를 얻어 버렸다.

실컷
「부사」
1) 마음에 하고 싶은 대로 한껏.
- 놀고 싶을 때 실컷 놀아라.
- 너희 집은 제과점을 하니까 빵은 실컷 먹겠구나.
2) 아주 심하게.
- 실컷 얻어맞고 들어와서 왜 나한테 화풀이야.

뻥긋
「부사」
닫혀 있던 입이나 문 따위가 소리 없이 슬그머니 열리는 모양. ‘벙긋’보다 센 느낌을 준다.

되도록
「부사」
될 수 있는 대로.
- 되도록 빨리 일을 시작합시다.
- 준비는 되도록 간단히 해야 합니다.

듬뿍
「부사」
1) 넘칠 정도로 매우 가득하거나 수북한 모양.
- 밥그릇에 밥을 듬뿍 담다.
2) 매우 많거나 넉넉한 모양.
- 정이 듬뿍 담긴 위로의 말.
- 사랑을 듬뿍 받다.

오늘 배워볼 표현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오늘의 표현에서 쓰이는 단어들을 나열해볼게요.

첫 번째 쓰다, 쓰다.

두 번째 긁다, 긁다.

그리고 마지막 바가지입니다.

이중에서 동사는 무엇일까요? ‘쓰다’와 ‘긁다’가 동사죠. 그리고 ‘바가지’는 명사입니다. ‘쓰다’와 ‘긁다’는 필수어휘라서 많이들 들어보셨죠? 하지만 제 생각에 ‘바가지’는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제가 잠시 후에, ‘바가지’의 뜻을 설명해드릴 건데요. 그전에 먼저 ‘바가지’라는 명사와 두 개의 동사를 각각 합치면 이런 문장들이 만들어집니다. ‘바가지를 쓰다’. ‘바가지를 긁다’.

문장들이 되게 비슷하게 들리는 것 같아요. 왠지 의미도 비슷비슷 할 것 같고요. 하지만, 이 두 표현은 전혀 다른 상황에서, 전혀 다른 의미로 쓰입니다.

그럼 이제 ‘바가지’가 뭔지 얘기해볼까요? 바가지는 원래 ‘박’이라고 부르는 식물로 만든 그릇입니다. 그릇이요. 박이 뭔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은데요. 요즘에는 많이 먹질 않아서 우리가 주변에서 보기가 힘들기 때문이에요. 영어이름은 Gourd입니다. G O U R D.

옛날옛적에 한국 사람들은 이 박으로 그릇을 만들어서 썼어요. 박으로 만든 그릇의 이름이 ‘바가지’인데요. 지금은 그 옛날의 바가지와 모양과 용도가 비슷한 그릇들은 전부 편의상 바가지라고 부르고 있어요. 요즘에는 박이 아닌 플라스틱으로 만든다는 큰 차이가 있지만요.

솔직히 바가지의 시초나 유래까지는 굳이 기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바가지가 무엇인지는 아셔야되니까 설명을 드린 건데요. 말씀드렸다시피 지금도 한국에서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바가지를 거의 모든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어요. 집집마다 이 바가지가 최소 한 개는 있다는 뜻이에요. 그러면 일상생활에서 ‘바가지’라는 단어를 자주 듣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겠죠?

이제 첫번째 표현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바가지를 쓰다.

첫 번째 표현은 ‘바가지를 쓰다’인데요. 사전적 정의는, 물건값을 실제 가격보다 비싸게 지불하여서 억울한 손해를 보다 입니다. 동사 ‘지불하다’는 돈을 내는 행위를 말하죠. 만약 어떤 물건의 원래 가격이 만 원인데 내가 무려 이만 원을 내고 샀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아주 억울하잖아요. 우리가 이렇게 억울한 손해를 보았을 때, 이러한 상황을 ‘바가지를 썼다’라고 표현하는 겁니다.

특히 여행 중에 이런 경험을 많이 하게 되죠. 내가 원래 잘 알고 있는 장소에서는 물건의 대략적인 가격을 알고 있어요. 그렇죠? 지역의 물가를 알고 있다는 뜻이죠. 예를 들어, 기술자를 부를 때 내는 비용, 물건 배달에 드는 비용, 택시 요금 등등.

하지만 내가 처음 방문한 지역이나 동네에서는 물가를 정확히 알지 못 해요. 그래서 가끔 비양심적인 장사꾼을 만나면 터무니없는 가격에 물건을 구입하게 되는데요. 이런 것을 두고 ‘바가지를 쓰다’, ‘바가지를 썼다’라고 말하는 거예요. 자, 그럼 이쯤에서 ‘바가지를 쓰다’의 대화문을 한 번 들어볼까요?

“민지야, 핸드폰 케이스 귀엽다. 새로 산 거야?”

“응. 앞으로는 꼭 핸드폰 케이스를 사용할거야. 그동안 케이스 없이 그냥 들고 다녔는데 그러다가 며칠 전에 길에서 떨어트려서 액정이 깨졌었거든.”

“액정이 깨졌었어? 저런…… 그래서 어떻게 했어?”

“강남역에 있는 수리업체에 가서 십만 원 내고 고쳤어.”

“십만 원이나 냈다고? 민지, 너 바가지 쓴 것 같아.”

“왜?”

“아니, 내 여자친구도 너랑 똑같은 핸드폰을 쓰고 있는데, 너처럼 액정이 깨져서 얼마 전에 이태원에서 오만 원에 수리 받았거든.”

“진짜? 나 정말 바가지 썼네? 아…… 짜증나……!”

대화문을 들어보면 민지에게는 핸드폰의 액정, 디스플레이가 깨지는 사고가 있었어요. 그래서 핸드폰을 강남역에 있는 수리점에서 십만 원을 지불하고 고쳤는데, 알고보니 다른 곳에서는 오만 원만 지불해도 고칠 수 있는 거였죠!

여러분은 이런 비슷한 경험이 없으신가요? 해산물 시장에 가서 맛있어보이는 랍스터 한 마리를 샀는데, 시장을 조금 더 걸어가다보니까 더 크고 싱싱한 랍스터를 더 싼 가격에 파는 가게가 있는 거예요! 더 저렴한 가격에 파는 가게가! 그럴 때 저라면 이렇게 말할 것 같아요.

  • “조금만 더 둘러보고 샀다면 바가지 쓰지 않았을 텐데.”

혹은 나에게 바가지를 씌운 나쁜 사장을 욕할 수도 있겠죠.

  • “손님에게 바가지를 씌워서 물건을 판매하는 가게들은 전부 망했으면 좋겠다!”

라고 하면서 말이에요.

이렇게 바가지를 썼을 때는 좀 더 알아보지 않고 덜컥 사버렸다고 스스로 후회를 하거나, 아니면 가게 주인을 원망하면서 실컷 욕을 해서 화를 풀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오늘 배울 두 번째 표현인 ‘바가지를 긁다’는 어떨까요?

어쩌면 우리는 우리에게 바가지를 긁는 사람에게 입도 뻥긋 못 할지도 몰라요. 왜냐구요? ‘바가지를 긁다’라는 표현의 의미는 ‘잔소리를 하다’는 뜻이거든요.

잔소리의 사전적 의미는 ‘듣기 싫게 필요 이상으로 참견하거나 꾸중하는 것 또는 그런 말 자체’를 뜻합니다. 영어로는 N A G. Nag, Nagging이 잔소리와 비슷한 뜻일 거예요. 누군가 옆에서 계속해서 나의 일에 참견하면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 있잖아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물론 ‘잔소리는 사랑이다’, ‘잔소리는 애정이다’라는 말도 있어요. 우리가 엄마의 잔소리를 떠올려보면 그렇기도 하죠? 그래서 잔소리가 애정의 징표라는 말에는 저도 어느 정도 동의를 해요. 관심이 있고 애정이 있는 사람한테만 이런 저런 잔소리를 하지, 우리가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또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잔소리를 하지는 않잖아요. 그래도 정도를 잘 조절해야겠죠. 아무리 좋은 의도로 잔소리를 하더라도 너무 심하게 하면 듣는 사람과 싸움이 일어날 수 있으니까요.

“아! 잔소리 좀 그만해!”

라면서 말이죠. 아무튼 그래서 ‘잔소리를 하다’와 ‘바가지를 긁다’는 같은 뜻입니다. 같은 의미입니다.

‘바가지를 긁다’는 ‘잔소리를 하다’의 비유적인 표현인 거죠. 그렇다면 실제 생활에서 ‘바가지를 긁다’를 어떤 식으로 사용하는지 대화문을 한번 들어볼게요.

“아니, 김사장님, 이 늦은 밤에 혼자 편의점에서 뭐하세요?”

“아이쿠야! 누군가 했더니 박사장님이시네. 저야 보시다시피 맥주 한 캔 하고 있죠.”

“댁에 안들어가세요?”

“집에 있다가 마누라가 너무 바가지를 긁어서 듣기 싫어서 도망 나왔어요.”

“하하! 김사장님이나 저나 신세가 똑같네요. 저도 집사람이 하도 잔소리를 해대서 바람 쐰다 하고 나왔습니다.”

“그러신가요? 마침 잘됐네요. 같이 한 잔 하시죠.”

자, 여러분. 느낌이 오시나요? 참고로 부연설명을 드리자면, 대화문에서 김사장은 그의 부인, 아내를 마누라라고 칭했고, 박사장은 그의 부인을 집사람이라고 칭했습니다. 한국어에서 부인 wife를 뜻하는 단어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부인, 아내, 안사람, 집사람, 마누라 등이 바로 이 영어의 와이프를 뜻하는데요.

그중에서 마누라는 조금 비하하는 뉘앙스가 있습니다. 약간 부정적으로 들리는 단어이기 때문에 되도록 부인, 아내, 와이프 정도로 사용하시기를 추천드려요. 다만 제가 대화문에서 ‘아내’ 대신 ‘마누라’를 사용한 이유는 좀더 사실적인 일상대화를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실제 일상에서 연세가 좀 있으신 어른들은 아직도 아내나 와이프 대신 ‘마누라’라는 호칭을 많이 사용하시니까요.

자, 그러면 왜 ‘바가지를 긁다’가 ‘잔소리를 하다’는 뜻이 되었을까요? 아까 제가 바가지가 무엇인지 설명드렸었죠? 이 바가지를 뒤집어 엎어놓고 둥근 부분을 딱딱한 물건으로 긁으면 빠드득 빠드득 하는 아주 듣기 싫은 소리가 나요. 막 그런 소리 있잖아요? 손으로 귀를 틀어막고 도망가고 싶은 소름끼치는 소리.

우리가 잔소리를 들을 때 드는 기분이 마치 바가지를 긁으면 나는 소리를 듣는 것처럼 듣기 싫고, 짜증나고, 도망치고 싶다고 해서 이런 표현이 생기게 된 거랍니다.

하지만 아까 말씀 드렸다시피 잔소리라는 건 정말로 때와 상황에 따라서 애정이 듬뿍 담긴 걱정일 수도 있으니까, 바가지를 긁는 여러분의 애인과 친구 등을 너무 미워하지는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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