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삼천포로 빠지다
주요 어휘

후자 「명사」
「1」 두 가지 사물이나 사람을 들어서 말할 때, 뒤에 든 사물이나 사람.
- 둘 중에 어느 쪽으로 응대할까 하고 잠시 망설이다 나는 후자를 택했다.≪이청준, 조율사≫

시시콜콜 「부사」
「2」 자질구레한 것까지 낱낱이 따지거나 다루는 모양. ≒시시콜콜히.
- 과장은 매사에 시시콜콜 간섭했다.
- 그는 그녀에 대해서 시시콜콜 다 알고 있다.

교체하다 「동사」
【…을 …으로】【 …을 (…과)】 사람이나 사물을 다른 사람이나 사물로 대신하다.
- 부식된 낡은 상수도관을 새것으로 교체하였다.
- 관중은 거칠게 경기하는 그를 다른 선수와 교체할 것을 요구하였다.

여러분은 대화를 할 때, 한 가지 주제로 얘기를 길게 이어가는 타입이세요? 아니면 머릿속에 말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아서 나도 모르게 자꾸만 대화의 주제가 바뀌는 타입이세요? 만약 여러분이 후자에 해당한다면, 그러니까 말하는 도중에도 대화의 주제가 자꾸만 바뀌는 스타일이라면 여러분과 대화하는 한국인이 여러분에게 아마도 이렇게 말할 겁니다.

“너는 왜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지냐?”

“너는 왜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지냐?”

오늘의 한국어 원어민 젤리팁은 삼천포로 빠지다입니다. 삼천포로 빠지다는, 어떤 일이나 이야기 따위가 도중에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그런데 삼천포로 빠지다라는 표현이 어떻게 해서 이와 같은 의미를 갖게 되었는지는 사실 한국인들도 그 유래를 정확히 알지 못 해요. 언제부터 이 표현이 쓰이게 되었는지도 분명하지 않고요.

삼천포로 빠지다

하지만 적어도 많은 한국인들이 삼천포로 빠지다에서 ‘삼천포’가 지명이라는 것은 알고 있어요. 지명이란, 도시나 지역의 이름을 뜻합니다. 홍대, 신촌, 이태원, 강남 등등. 이런 것들이 바로 지명이죠. 삼천포는 한국의 경상남도 서남쪽에 있었던 도시의 이름인데요. 참고로 경상남도 서남쪽에 있었던, ‘있었던’이라고 제가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는 지금은 이 삼천포라는 곳이 다른 도시와 합쳐지면서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삼천포 얘기는 이쯤에서 지나가기로 하고요. 다음으로 동사 [빠지다]를 알아볼까요? [빠지다]의 뜻으로는 아주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중 이 표현에서 사용된 [빠지다]의 의미는 ‘일정한 곳에서 다른 데로 벗어나다’ 입니다. 일정한 곳에서 다른 데로 벗어나다.

동사 [빠지다] : 일정한 곳에서 다른 데로 벗어나다

‘삼천포로’와 같이, 보통 ‘~로‘ 또는 ‘~으로‘와 결합해서 쓰일 때 이런 의미를 갖게 돼요. 일정한 곳에서 다른 데로 벗어난다는 것은 원래 가야할, 혹은 원래 가려고 하던 방향이나 길이 있는데 그 방향이나 길로 가지 않고, 다른 새로운 방향이나 길로 가게 된다는 것이겠죠?

대화를 나누는 것도 길을 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보통 한 가지 주제와 목적을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하잖아요. 그러다가 그 주제와 목적의 결말에 이르면 그때서야 다음 주제와 목적으로 옮겨가죠. 그런데 삼천포로 빠지는 사람은 원래 말하려던 주제와 목적을 제대로 끝맺는 것을 잘 못해요. 한참 얘기를 하던 와중에 갑자기 떠오르는 다른 생각이 있으면 거기로 자기도 모르게 빠져버리는 거죠.

그러면 이제 삼천포로 빠지다가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대화문을 들어볼게요.

“민지야! 여기 있었구나. 마침 잘 됐다. 너랑 상담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말야.”

“상담? 얼마든지 들어줄게 말해봐.”

“내 여자친구 지은이 얘긴데. 지은이가 나한테 일상 얘기를 전혀 안 해줘.”

“일상 얘기라니?”

“그런 거 있잖아. 지금 어디를 가는지, 뭘 먹는지, 누굴 만났는지, 뭘 하고 있는지 같은 거 말야. 원래 사귀는 사이에는 하루종일 문자로 그런 일상을 공유하잖아?”

“아~ 그럼 지은이는 사소한 것까지 공유 하는 걸 딱히 좋아하는 타입이 아닌가보네.”

“그치만 내가 예전에 만났던 여자친구들은 다들 그렇게 서로에게 얘기하는 걸 좋아했단 말야. 나도 여자친구가 뭘하는지 궁금하기 때문에 시시콜콜 얘기하길 좋아했고. 어제도 나는 점심으로 카레를 먹은 거랑 쉬는 시간에는 누구와 무슨 주제로 얘기를 하고 놀았는지까지 다 말했는데 지은이는 자기는 뭘 하고 있는지 말을 안 해주더라고. 아참! 근데 너 신촌에 있는 젤리카레 먹어봤어? 그거 대박이야. 진짜 대박 맛있어. 너 진짜 꼭 먹어야 돼.”

“너는 왜 항상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지냐? 여자친구 얘기하다가 갑자기 웬 카레집 추천이야? 하하.”

“아! 맞다. 그래서 나 어떻게 하지? 지은이한테 이거에 대해서 진지하게 얘기를 꺼내볼까?”

남자가 연애상담을 합니다. 여자친구의 행동 중에서 조금 섭섭한 게 있나봐요. 그런데 한참 여자친구와의 일을 얘기하다가, 자기가 먹었던 음식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고는 그 음식 얘기로 주제가 갑자기 바뀌어버렸어요. 그러자 민지가 친구에게 말합니다.

“너는 왜 항상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지냐?”

여자친구와의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얘기를 하고 있다가 갑자기 음식의 맛을 칭찬하는 것이 참 엉뚱하지 않나요? 제 친구 중에도 이런 친구가 진짜로 있어요. 삼천포로 빠지다는 이렇게 엉뚱한 사람들을 향해서 자주 쓰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꼭 엉뚱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이야기를 하다 가끔은! 가끔은 주제가 딴길로 샐 때가 있죠.

여러분, 제가 방금 주제가 딴길로 샐 때가 있죠’ 라고 말했습니다. 네, 이 표현은 삼천포로 빠지다와 같은 의미를 가진 표현이에요. 제가 처음에 삼천포로 빠지다 표현은 어떤 일이나 이야기 따위가 도중에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소개했던 것 기억나시나요?

만약 비유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표현한다면 여러분은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 주제가 딴길로 새다.
  • 주제가 딴길로 빠지다.
  • 얘기가 옆길로 새다.
  • 얘기가 딴길로 새다.
  • 얘기가 샛길로 빠지다.

등등이 모두 같은 의미를 가진 표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딴길, 옆길, 샛길} 모두 비슷한 뜻입니다. 얼마든지 교체해서 문장을 만드실 수 있어요. 또한 [새다]와 [빠지다]도 마찬가지로 얼마든지 교체해서 쓰실 수 있습니다.

혹시 너무 많은 어휘를 한꺼번에 배우는 것 같아서 머리가 아프신가요? 걱정하지 마세요. 옆길로 새다, 샛길로 빠지다 등의 표현을 전부 외우실 필요는 없어요. 그저 이 여러가지 버젼(Version)의 표현들은 전부 같은 뜻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정도면 충분하고, 여러분이 외우고 기억하셔야 할 건 삼천포로 빠지다입니다! 왜냐하면 삼천포로 빠지다가 여러분의 한국어를 가장 원어민처럼 들리게 해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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