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걔는 진짜 진국이야
주요 어휘

되묻다 「동사」
「1」 동일한 질문을 다시 하다.
- 선생님에게 정답을 되묻다.
- 그가 내게 이름을 되물었지만 나는 계속 입을 다물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2」 물음에 대답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묻다.
- 내가 질문했던 것을 도리어 나에게 되묻는 그가 얄미웠다.
- 되묻지 말고 먼저 내 물음을 받아주게.≪최인훈, 광장≫

우려내다 「동사」
「1」 물체를 액체에 담가 성분, 맛, 빛깔 따위가 배어들게 하다.
- 멸치 국물을 우려내다.
- 찻잎에서 맛과 향을 우려내다.

뉘앙스 「명사」
음색, 명도, 채도, 색상, 어감 따위의 미묘한 차이. 또는 그런 차이에서 오는 느낌이나 인상.
- 뉘앙스를 달리하다.
- 시에서 시어의 선택은 뉘앙스의 차이까지 고려하여 신중하게 이루어진다.

고차원적 「명사」
「2」 생각이나 행동 따위의 수준이 높은 것.
- 고차원적인 일.
- 고차원적인 문제.

안주하다 「동사」
【…에】
「1」 한곳에 자리를 잡고 편안히 살다.
- 시골에 안주하다.
- 그는 고향을 떠나 멀리 타국에 안주하였다.
「2」 현재의 상황이나 처지에 만족하다.
- 현실에 안주하다.
- 현재에 안주하면 발전이 없다.

극적 「명사」
「1」 극의 특성을 띤 것.
- 극적인 어투.
「2」 극을 보는 것처럼 큰 긴장이나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것.
- 극적인 순간.
- 노사 협정이 극적으로 타결되다.

무방하다 「형용사」
(‘-어도’ 꼴에 후행하여) 거리낄 것이 없이 괜찮다.
- 남이 들어도 무방한 이야기.
- 내 방에서 공부하여도 무방하다.

한국사람들은 연애를 하기 위해서 소개팅을 많이 합니다. 새로운 인연을 찾는 주된 방법으로 주변의 지인을 통해서 소개를 받는 건데요. 수많은 지인 중에 좋은 사람을 찾아내는 마법의 단어가 있습니다. 왜 마법의 단어냐고요? 소개팅이 싫다고 말하던 사람들도 이 마법의 단어를 들으면 흔쾌히 수락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에게,

  • “너 내 친구랑 소개팅 할래?”

라고 물어본다면, B가 되물어보겠죠?

  • “네 친구 어떤 사람인데?”

그때 대답으로 이 단어를 말하면, ‘좋아! 소개팅 할게’ 라고 수락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이죠. 그 단어가 과연 뭘까요? 네! 오늘의 젤리팁이자 그 마법의 단어는 바로, 진국입니다.

진국

뭔가 미국, 중국 같은 나라 이름처럼도 들리지만, 진국은 진한 국물이라는 뜻입니다. 진한 국물. 진한 국물의 줄임말이 진국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 “이거 진국이네.”

라고 말하면 국물이 진하다라고 말하는 것이 됩니다. 그렇다면 국물이 진하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우선 한식에 대해서 조금 아셔야 하는데요.

한식 중에는 소의 고기, 내장, 뼈 등으로 요리하는 국요리가 있습니다. 영어로는 S o u p, 숩이죠. 이 숩을 한국어로는 국 또는 국물이라고 불러요. 한국의 숩 중에는 특히 곰탕이라는 이름을 가진 국요리가 있는데, 이 곰탕은 아주 오랜 시간을 들여서 요리를 하는 게 특징입니다.

보통 국요리를 할 때 30분 정도 끓이나요? 그런데 곰탕은 거의 여섯 시간 이상을 무쇠 가마솥에서 끓이는 요리입니다.

그렇게 여섯 시간 이상을, 장시간을 끓이면 우유처럼 뽀얀 색깔을 지닌 국물이 만들어지는데요. 참고로, 이런 과정을 설명하는 동사가 따로 있죠. 바로 ‘우려내다‘입니다. 우 려 내 다. 그래서 이렇게 아주 오랜 시간을 끓여서 잘 우려진 국물을, 국물이 진하다라고 표현 합니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진한 국물 요리를 뜻하는 이 진국이라는 단어를 사람의 성격을 묘사하는 데도 씁니다. 음식이 아니라 사람에게 진국이라는 수식어를 갖다 붙이면 어떤 의미가 될 것 같으세요?

  • “그 남자는 진짜 진국이야.”
  • “진우는 진짜 진국이야.”

이렇게 사람에게 진국이라는 표현을 써주면, 그 사람은 품성이 거짓없이 진실되고 올바른 사람이라는 뜻이 돼요. 더 나아가서는, 주변사람들을 잘 챙기고 도움을 잘 주는 그런 사람을 뜻하는 뉘앙스(Nuance)까지 갖고 있어요.

참고로 품성이란, 성격과 비슷한 말이면서도, 좀 더 고차원적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품성은 성격과 더불어 도덕성, 기품 등을 함께 아우르는 의미거든요. 그러니까 품성이 거짓없이 진실되고 올바른 사람이라고 하는 것은 엄청난 칭찬이겠죠? 마치 태어날 때부터 좋은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말처럼 들리잖아요.

그러면 이쯤에서 오늘의 대화문을 한 번 들어볼까요?

“형, 혹시 여자 소개 받을 생각 없어?”

“소개? 나 연애할 생각 별로 없는 거 잘 알잖아.”

“응, 알긴 알지. 그래도 내가 아는 누나 중에 정말 좋은 누나가 있는데 예전부터 형이랑 참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었어.”

“글쎄…… 요새 사업도 너무 바쁘고……”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식사만 한 번 해보는 건 어때? 이 누나 정말 진국이거든.”

“진국이라고? 여자한테 진국이라고 하는 건 많이 못 들어본 것 같은데?”

“맞지. 근데 그만큼 이 누나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뜻이지.”

“음…… 진우 네가 누구를 그렇게 칭찬하는 건 처음 보네. 알겠어. 그럼 한 번 밥이나 먹어볼게.”

“정말이지? 잘됐다.”

연애 생각이 없는 사람도 소개팅을 수락하게 만드는 마법의 단어, 진국!

진우가 대화하고 있는 형은 일단 일이 너무 바쁘고, 그 외에도 언급은 안했지만 연애를 안하는 사정이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 형에게 진우가, 이 누나, 그러니까 소개팅을 할 상대 여성분이죠? 이 누나가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정말 진국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러자 형의 반응이 달라지죠. 왜냐하면 내가 신뢰하는 사람이 강력하게 추천하는 사람이고, 진국이라고까지 하니, 아무리 연애에 관심이 없었더라도 한 번쯤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제가 실제로 주변에서 이렇게 말하는 경우를 정말 많이 보고 들었어요. 이전에 했던 연애가 좋지 않게, 나쁘게 끝났다거나, 일이 너무 바쁘다거나, 그런 사람들이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기 보다는 솔로 생활, 싱글라이프에 안주하는 경향들이 좀 있죠.

그런 사람들에게,

  • “진짜 잘생긴 남자랑 소개팅 하지 않을래?”
  • “내가 직업 좋은 남자를 한 명 아는데 소개팅 하지 않을래?”

라고 제안하면 거절할 확률이 아주 높아요. 소개팅을 원하지 않는다는 거죠. 하지만 마법의 단어 진국이 등장하면‘한 번 만나볼까?’ 하고 생각이 조금 오픈되는 경우가 꽤 많아요.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또, 이런 경우도 있어요. 여러분이 여동생이 있는 오빠라면 친구와 여동생의 연애를 쉽게 허락해줄 수 있나요?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친한 친구라도, 막상 내 여동생과 연애한다고 하면, “절대 안 돼!”라고 소리치는 상황들이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많이 있잖아요?

한국에서는 그런 상황에서,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안 된다.”

라고 말해요. 아주 강력하게 반대하는 표현이죠. 그런데 수많은 친구 중에 아무도 내 여동생과 연애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딱 한 명, 딱 한 명은 내가 허락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친구는 내가 오랫동안 지켜봐온 결과, 내 여동생의 남자친구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다. 라는 경우가 있을 수 있죠. 바로 그럴 때 이런 식으로 말하죠.

  • “민수라면 내 친동생을 만나게 해줄 수 있지! 민수는 내가 진짜 인정하는 진국이니까.”

사람에게 진국이라고 불러주는 것은 이렇게 아주 좋은, 아주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대화문을 살펴보면, 형의 대사 중에 이런 게 있었습니다.

  • “여자한테 진국이라고 하는 건 많이 못 들어본 것 같은데?”

네, 실제로는 이 진국, 진국이다라는 표현은 거의 대부분 남자에게 쓰는 경향이 있어요. 그 이유가 여자 중에는 좋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 절대 아니고요. 당연히 여성들 중에도 진국이라고 불릴 만한 좋은 사람이 정말 많죠.

다만 뭔가 진국이라는 표현이 갖고 있는 이미지가 있어요. 스테레오타입 같은 거죠. 약간 과묵한 남성의 이미지랄까요? 정확하게 이렇다! 라고 표현하기는 힘드네요. 하지만 어쨌든 그런 스테레오타입의 이미지 때문에 여자에게는 잘 사용하지 않는 것 같고, 진짜 진국 같은 여자라고 하더라도 차라리,

성격이 정말 좋아, 말을 참 예쁘게 해, 자기 일도 열심히 하고, 주변 사람들 잘 챙기고, 신뢰할 수 있어.

……등등의 자세히 풀어서 칭찬하는 경우가 더 흔한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문에서 진우가 했던 것처럼 남녀 구분없이 쓰는 것도 가능하고요. 스테레오타입 같은 것에 신경쓰기보다 더 중요한건 주변에 진국인 사람이 있을 때, 그런 사람을 놓치지 않고 내 사람으로 잡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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