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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어휘

화끈거리다 「동사」
몸이나 쇠 따위가 뜨거운 기운을 받아 잇따라 달아오르다. ≒화끈대다.
- 매운 고추를 먹었더니 입 안이 화끈거렸다.
- 내 실수임을 알고 얼굴이 화끈거려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발산하다 「동사」
「1」 감정 따위가 밖으로 드러나 해소되거나 분위기 따위가 한껏 드러나다. 또는 그렇게 되게 하다.
- 그녀는 움직이는 동작마다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2」 냄새, 빛, 열 따위가 사방으로 퍼져 나가다. 또는 그렇게 되게 하다.
- 그때 그의 몸은 알 수 없는 푸른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사고 「명사」
「1」 생각하고 궁리함.
- 진보적 사고.
- 사고의 영역을 넓히다.
「2」 『심리』 심상이나 지식을 사용하는 마음의 작용. 이에 의하여 문제를 해결한다. 직관적 사고, 분석적 사고, 집중적 사고, 확산적 사고 따위가 있다.
「3」 『철학』 개념, 구성, 판단, 추리 따위를 행하는 인간의 이성 작용. =사유.

스스럼없이 「부사」
조심스럽거나 부끄러운 마음이 없이.
-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다.
- 어른에게 그렇게 스스럼없이 굴어서는 안 된다.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창피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너무 부끄러운 말실수를 했거나, 계속해서 후회되는 행동을 했던 일은 없으세요?

왜 좋은 기억들은 금방 잊혀지기도 하는데, 창피했던 기억들은 잊혀지지 않고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걸까요? 특히 창피한 기억들은 평상시에 떠오르기 보다는 꼭 잠을 자려고 누워있는데 잠이 잘 안 올 때 떠오르는 경우가 많죠. 이런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다보니까 한국사람들이 이것과 관련된 신조어를 만들었어요.

오늘의 한국어 원어민 표현, 오늘의 젤리팁은 이불킥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방탄소년단, BTS의 노래 중에도 <이불킥>이라는 제목의 곡이 있습니다. 오늘의 에피소드는 BTS의 <이불킥>을 들으면서 이게 무슨 뜻이지? 하고 궁금하셨던 분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킬 에피소드가 되기도 하겠네요.

그럼 가장 먼저! 이불킥은 한국어의 이불과 영어 Kick, k i c k의 합성어입니다. 이불은 잠을 잘 때 덮는 담요를 말하고, 영어 킥은 발차기죠?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이 이불킥은 이불을 발로 찬다는 뜻입니다. 자려고 이불 속에 누워있다가 덮고 있는 이불을 발로 차는 거예요.

그러면 왜 이불을 발로 찰까요? 그리고 그게 뭘 의미할까요? BTS의 노래에서 오늘 표현이 등장하는 가사를 확인해볼게요.

Oh 내가 왜 그랬는지 자다 이불킥 날리겠어

왜 그랬을까? 머리는 (빙빙) 죄 없는 이불만 차 (킥킥)

<BTS, 이불킥 중에서>

가사를 보면, 이불킥 앞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들이 있어요.

  • 내가 왜 그랬는지
  •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왜 그랬을까?’ 란 말은 내가 어떤 행동을 저질렀는데, 저지른 이후에 후회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거예요. 내 행동을 내 스스로도 이해할 수가 없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까 내가 그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모르겠다’ 라는 뜻을 담고 있는 말인 거죠.

우리가 보통 이런 후회를 침대에서 잠들기 전에 많이 하잖아요? 그날의 하루를 돌아보면서 뿌듯한 일, 잘했던 일, 실수했던 일 등을 떠올리고, 그러다가 정말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을 했던 기억까지 떠오르면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오는 거죠.

그리고 이런 후회가 크면 클수록 몸에서 일어나는 거부반응도 커지죠. 막 화풀이를 하고는 싶지만,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저지른 일인데 누구한테 화풀이를 하겠어요? 결국 에너지(Energy)를 발산할 대상이 없으니까 마침 내가 침대에 있느라 덮고 있는 이불을 발로 차버리게 되는 거죠.

이불킥이라는 표현은 이런 일종의 사고의 흐름을 따라서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불킥을 하고 싶다’, ‘이불에 발차기를 날리고 싶은 마음이다’ 라는 표현은,

엄청나게 부끄럽고 창피해서 그 말을 한 것을 후회한다, 엄청나게 부끄럽고 창피해서 그 행동을 한 것을 후회한다

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불킥이 실제 어떤 식으로 대화에서 쓰이는지 대화문을 들어볼까요?

“으……! 난 망했어.”

“왜그래 태섭아? 무슨 일이야?”

“아까 동아리방에 나 말고 아무도 없는 줄 알았거든.”

“그래서 뭐 어쨌는데?”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방귀를 대포처럼 시원하게 뀌었는데 그 순간에 딱! 수지가 파티션 뒤에서 나오는 거 있지.”

“네가 좋아하는 디자인과 수지 말야?”

“응. 그 수지가 내 방귀 냄새를 맡았어.”

“야. 괜찮아. 사람이 방귀 좀 낄 수도 있지. 수지 걔도 이해할 거야.”

“아니야…… 소리가 완전 부르르륵북북! 이랬다고. 그리고 무엇보다 냄새가……. 하…… 오늘 아침에 고구마를 먹는게 아니었는데. 수지가 얼굴 표정이 완전 굳어가지고 나가더라.”

“하하! 이건 진짜 이불킥감이다. 이불킥 한 백 번은 하고도 남을 것 같은데? 야, 그냥 이렇게 된 김에 수지는 포기해야겠다.”

부끄럽고 창피한 실수중에는 방귀가 있죠. 방귀는 보통 가족이나 친한 친구 앞에서만 뀌잖아요? 참고로, 방귀가 마려울 때 스스럼없이 뀌는 관계를 방귀를 튼 사이라고 말하거든요? 방귀를 튼 사이.

예를 들어, 제가 친구 준상이 앞에서 방귀를 뀌어도 부끄럽지 않다면, 저와 준상이는 방귀를 튼 사이입니다. 그래서 방귀를 트다는 ‘친구 사이에 방귀를 스스럼없이 뀌는 관계로 만들다’ 라는 뜻을 갖고 있죠. 그래서 가끔 한국인들이 이런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 “너 여자친구랑 방귀 텄냐?”
  • “너 남자친구랑 3년 정도 사귀었으면 서로 방귀 텄겠네?”

왜, 오래 사귄 연인들 중에도 절대로 남자친구, 여자친구 앞에서 방귀를 뀌지 않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반대로 사귄 기간은 짧은데도 서로의 앞에서 방귀를 스스럼없이, 장난처럼 뀌는 연인관계도 있고요. 아무튼 방귀를 트다라는 것은 이런 뜻인데요. 대화문에서 태섭이와 수지는 당연히 방귀를 튼 사이가 아니죠. 오히려 친한 사이도 아니고, 태섭이 혼자서 수지를 짝사랑하는 중인데 그녀 앞에서 방귀를 시원하게 뀌고 게다가 심한 냄새까지 났다고 하니까 태섭이로서는 얼마나 창피하고, 부끄럽고 후회스럽겠어요? 그래서 얘기를 다 들은 친구가 말하죠.

“하하. 이건 진짜 이불킥감이다.
이불킥 한 백 번은 하고도 남을 것 같은데?”

먼저 ‘이불킥감이다’ 라는 말은 다르게 말하면 ‘이불킥을 할만한 일이다’ 라는 뜻인데요. 오늘의 표현 이불킥 뒤에 명사 [감]이 붙은 형태로서, 이때 명사 [감]은 앞의 말에다가 도구나 재료의 뜻을 더해줍니다. 명사 [감]이 쓰인 다른 예로는, 구경감, 놀림감 같은 단어들이 있어요. 그래서 이불킥감이라는 말은, ‘이불킥 하기 딱 좋은 사건이다’ 라는 정도로 해석할 수 있죠.

그리고 친구가 또 말하죠. ‘이불킥 한 백 번은 하고도 남을 것 같은데?’ 왜냐하면 이불킥은 한 번 스쳐지나가는 일이라기 보다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실수를 떠올릴 때 어울리는 표현이잖아요. 그래서 ‘이불킥을 한 백 번은 하고도 남을 것 같다’ 라는 말은, ‘앞으로 오늘의 방귀 사건이 최소한 백 번 정도는 침대에서 생각날 것이고, 그때마다 너는 이불에 발차기를 할 것이다’ 라는 뜻이죠.

자, 이렇게 오늘의 표현 이불킥을 사용한 대화문까지 공부해봤는데요. 이불킥은 후회스러운 일이 있을 때, 특히 말실수나 창피한 행동, 부끄러운 일을 해서 후회가 될 때라면 언제라도 쓰일 수 있습니다. 보통은 이불킥하다, 이불킥을 하다 처럼 동사형으로 쓰이지만, 때로는 이불킥이라는 명사가, 부끄럽고 민망하여 후회스러운 상황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그렇게 되면 그거 완전 이불킥 아니야?”

“응, 한 십 년 동안은 두고두고 이불킥이지.”

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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