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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어휘

거부 「명사」
요구나 제의 따위를 받아들이지 않고 물리침.
- 거부를 당하다.
- 거부의 뜻을 나타내다.

일종 「명사」
「1」 한 종류. 또는 한 가지.
- 포유류의 일종.
- 안개는 대기 현상의 일종이다.
「2」 ((흔히 ‘일종의’ 꼴로 쓰여)) 어떤 것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고 ‘어떤, 어떤 종류의’의 뜻을 나타내는 말.
- 그는 무어라 말할 수는 없지만 일종의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내친김 「명사」
(흔히 ‘내친김에’ 꼴로 쓰여)
「1」 이왕 길을 나선 때.
- 내친김에 시내 구경도 하고 집으로 왔다.
「2」 이왕 일이나 이야기 따위를 시작한 때.
- 내친김에 한 가지 더 물어보았다.
- 이왕 내친김이라 나는 마음속에 품고 있는 비밀을 친구에게 털어놓았다.

별개 「명사」
관련성이 없이 서로 다름.
- 그것과 이것은 별개 문제다.
- 그는 자신의 삶과 어머니의 삶은 별개라고 생각했다.

한국인들은 느끼한 말이나 지나치게 진지한 말과 행동 등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말이나 행동을 듣고 보았을 때, 거부반응을 일으킨다고나 할까요? 오죽하면 중2병이란 말까지 생겨났겠어요?

중2병이란 것은 진짜로 존재하는 질병의 한 종류는 아니고요. 일종의 사춘기를 요란하게 보내는 청소년들을 놀리는 말인데요. 이번 에피소드에서 중2병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우니까 일단 중2병은 느끼한 말을 자주 한다거나, 모든 평범한 상황에서도 지나치게 진지한 말과 행동을 해서 주변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그런 상태라고만 설명드리고 넘어갈게요.

그런데 느끼한 말이 구체적으로 어떤 거냐? 지나치게 진지한 말과 행동이 뭘 말하는 거냐? 라고 궁금해하실 분들도 있겠죠? 느끼한 말은 쉽게 말해 영어의 Cheesy words 와 같아요. Cheesy words 혹은 Cheesy Pick up Line 이요.

왜 그런거 있잖아요.

  • “Do you believe in love at first sight? or should I walk by again?”
  • “Well, here I am. What are your other two wishes?”
  • “Feel my shirt. Know what it’s made of? Boyfriend material.”

지금 제가 이 말들을 했을 때, 여러분은 어떤 기분이 드셨어요? 너무 느끼해서 뭐라고 소리치고 싶지 않으셨어요? 오늘의 한국어 원어민 표현, 오늘의 젤리팁은 바로 이런 말을 들었을 때의 내 기분을 나타내기에 딱 좋은 표현입니다.

내친김에 한국인들이 쓰는 느끼한 멘트도 몇 개 들려드릴까요?

  • “다이어트 하지마. 난 네가 단 1g이라도 사라지는 건 싫단 말이야.”
  • “내가 너의 MBTI를 맞혀볼까? C U T E. 큐트.”
  • “어디서 타는 냄새 안 나니? 너 때문에 내 심장이 불타고 있어.

🤮

이제 여러분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알려드릴게요.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쓸 수 있는 말. 그건 바로 오글거리다입니다. 오글거리다. 오글거린다. 오글거려. 오글거리잖아.

오글거리다

형용사 [오글거리다]는 아직까지는 표준어로 인정 받지 못 했어요. 표준국어대사전에 오글거리다를 검색해보면 오래 전부터 쓰이던 두 가지의 뜻이 나오기는 하는데, 오늘 우리가 배울 사용법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별개의 뜻들이죠.

즉, 오글거리다의 세 번째 의미는 최근에 새로 생겨난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의 한국인들은 그 세 번째 의미로만 오글거리다를 자주 쓰고요. 좀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너무나 느끼한 말을 들었을 때의 여러분의 기분을 정말로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거든요.

그러면 오늘의 표현, 오글거리다의 사용법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대화문을 한 번 들어볼게요.

“우리나라의 4면이 전부 바다인걸 알고 있니?”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지. 동해, 서해, 남해. 3면.”

“아니야. 하나가 더 있어.”

“하나가 더 있다구?”

“응. 동해, 서해, 남해, 그리고 널 사랑해.”

“으……! 오글거려! 얘가 뭐라는 거야? 너무 오글거리잖아!”

여러분, 부디 오해하지 마세요. 대화문에서 남자의 오글거리는 멘트는 제가 직접 생각해낸 것이 아니고,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찾아낸 거랍니다. 저는 저런 말을 할 줄 정말로 몰라요.

아무튼 좀 전에 말씀드렸듯이 형용사 [오글거리다]는 표준어가 아닌데요. 사실 오글거리다보다 먼저 사람들 사이에서 쓰이기 시작한 표현이 있어요. 말하자면 오글거리다의 오리지널인 거죠. 오리지널(Original). 형용사 [오글거리다]를 쓰기 전에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어요.

“손발이 오그라든다.”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없어졌다.”

“손가락, 발가락이 전부 오그라든다.”

손발이 오그라든다. 여기서 오그라든다의 원형인 동사 [오그라들다]는 표준어입니다. 그 뜻은, ‘물체가 안쪽으로 오목하게 휘어져 들어가다. 물체의 거죽이 오글쪼글하게 주름이 잡히며 줄어들다.’ 라고 사전에 설명 되어있는데요. [오그라들다]의 해석이 쉽게 와닿지 않는 분들은 좀 더 쉬운 동사 [구겨지다]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그럼 이번엔 ‘손발이 오그라들다’ 표현을 사용한 대화문을 또 들어볼까요?

“저기요. 미선씨, 혈액형이 뭐예요?”

“저요? AB형이에요. 그런데 갑자기 제 혈액형은 왜 물어보세요?”

“그냥요. 그런데 의외네요.”

“외외라니요?”

“전 미선씨 혈행혁이…… 인형인 줄 알았거든요. 인형.”

“으…… 제리씨, 저 지금 손발이 다 오그라들었어요. 저 그런 말 싫어하니까 다시는 하지 말아주세요. 저 가요.”

“미…… 미선 씨!”

방금 예문에서 확인한 것처럼 ‘손발이 오그라들다’ 라는 표현이 느끼함에 대한 거부반응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먼저 쓰이기 시작했고, 그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오글거리다로 변형이 된 셈이에요. 물론 지금까지도 ‘손발이 오그라들다’ 는 오글거리다와 같은 뜻으로 사람들이 즐겨 쓰는 표현입니다.

왜냐하면 느끼한 말을 들었을 때, 정말로 우리의 손과 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이 들거든요. 손과 발이 막 구겨지는 느낌이 들어요. 동사 [오그라들다]의 뜻을 완벽하게 이해하신다면 여러분도 제 말에 공감하실 거예요.

손과 발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제가 처음 오프닝 때 설명한 것처럼 오늘의 표현은 지나치게 진지한 말을 들었을 때에도 리액션(Reaction)으로 쓸 수 있는 표현이에요. 꼭 픽업라인(Pick up Line), 작업멘트를 들었을 때에만 쓸 수 있는 대답은 아니라는 거죠.

예를 들면, 일상에서 평범한 대화를 하는데 누군가 지나치게 진지한 멘트를 해서 분위기가 썰렁해졌다던가? 아니면, 만화나 영화에 푹 빠져서 현실에서도 마치 자기가 만화 주인공인 것처럼 말을 하는 사람 있죠? 그런 사람의 말을 들었을 때에도 이 표현을 쓰면 딱 좋답니다.

“으……! 제발 그만해주세요! 오글거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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