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옆구리가 시리다
주요 어휘

갈빗대 「명사」
『의학』 하나하나의 늑골.

노출 「명사」
「1」 겉으로 드러나거나 드러냄.
- 비밀 노출.
- 노출이 심한 옷.

동반하다 「동사」
「1」 일을 하거나 길을 가는 따위의 행동을 할 때 함께 짝을 하다.
-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동반하여 식장에 가셨다.
「2」 어떤 사물이나 현상이 함께 생기다.
- 이번 태풍은 엄청난 양의 폭우를 동반할 것으로 예상된다.
- 여름에는 대개 습기까지 동반한 더위가 찾아온다.

고립감 「명사」
다른 사람과 어울리어 사귀지 아니하거나 도움을 받지 못하여 외톨이가 됨으로써 느끼는 쓸쓸하고 막막한 마음.

지난 에피소드 중에 가을을 타다(If you wanna learn more about 가을을 타다...)라는 표현을 공부한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가을을 탄다는 것은 쉽게 말해, 감성적인 기분이 들고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라고 우리가 배웠죠. 그런데 가을이 지나서 겨울이 찾아오면 어떨까요? 그 외로움이 더 커져버렸다면요?

오늘의 표현은 추운 겨울 날씨에 크게 느끼는 외로움에 대한 표현입니다. 오늘의 표현은 ‘옆구리가 시리다‘입니다.

가을에는 멜랑콜리(melancholy)한 기분과 외로움을 표현하기 위해 가을을 타다라는 표현을 쓴다면, 겨울에는 ‘옆구리가 시리다‘라는 표현을 통해서 외로운 감정을 나타낸다고 보시면 됩니다. 자, 그러면 오늘은 ‘옆구리가 시리다‘를 사용한 대화문을 먼저 들어볼게요. 대화문을 먼저 듣고 나서 자세하게 공부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민지야, 이번 크리스마스에 뭐할거야?”

“나? 글쎄…… 딱히 계획은 없는데. 아마 올해도 집에서 케빈이나 해리랑 함께 하려나? 현승이 너는?”

“나는 여자친구랑 호텔 스위트룸 빌려서 호캉스 하기로 했어.”

“그렇구나. 호캉스라니 재밌겠네!”

“아니, 민지 넌 외롭지도 않아? 너 거의 3년째 연애 안 하고 있지?”

“내가 연애 안 한지가 벌써 그렇게 오래됐나?”

“그래. 내가 너였으면 옆구리 시려서 매일 주변에다가 소개팅해달라고 부탁하고 다녔을 거야.”

“다행히도 나는 별로 옆구리가 시리지는 않은 것 같아. 난 혼자 지내는 것도 좋거든.”

대화문에서 현승이가 민지에게 물어보죠?

  • “아니, 민지 넌 외롭지도 않아? 너 거의 3년째 연애 안 하고 있지?”

그리고 그 다음엔 이렇게 말하죠.

  • “그래. 내가 너였으면 옆구리 시려서 매일 주변에다가 소개팅해달라고 부탁하고 다녔을 거야.”

현승이의 대사 중에서 ‘옆구리 시려서’‘외로워서’ 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래. 내가 너였으면 외로워서 매일 주변에다가 소개팅해달라고 부탁하고 다녔을 거야.” 라고 바꿔 말해도 똑같은 뜻이 돼요. 즉, ‘옆구리가 시리다’라는 표현은 애인이 없어서 외롭다는 말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옆구리가 시리다

옆구리가 시리다‘가 어떻게 해서, 왜 그런 뜻이 되냐구요? 이제부터 파헤쳐보죠. 먼저 명사 [옆구리]가 무엇인지 알아봐야겠죠?

명사 [옆구리]는 사전을 보면, 가슴과 등 사이의 갈빗대가 있는 부분이라고 말합니다. 우리 팔을 몸통에 딱 붙였을 때, 겨드랑이 아래에서 시작하여 팔꿈치 정도까지 맞닿는 부위 있죠? 그 부위를 손으로 한 번 만져보세요. 갈비뼈(=갈빗대)가 느껴지실 거예요. 그쯤이 바로 한국인이 [옆구리]라고 부르는 위치입니다.

옆구리
옆구리

그렇다면 형용사 [시리다]는 어떤 뜻일까요? 오늘의 표현 ‘옆구리가 시리다‘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 형용사 [시리다]를 먼저 이해해야만 합니다. 형용사 [시리다]는 ‘몸의 한 부분이 찬 기운으로 인해 추위를 느낄 정도로 차다’ 라는 뜻인데요. 여기서 [차다]는 물론 ‘축구공을 차다‘ 할 때의 [차다]가 아니라, [뜨겁다]의 반대말인 [차갑다] 아시죠? 그 [차갑다]의 [차다]입니다.

자, 그럼 상상해볼까요? 여러분이 한 겨울에 공원을 산책하고 있다고 해볼게요. 그런데 외투를 아무리 두껍게 껴입어도, 얼굴은 고스란히 찬공기를 느끼잖아요. 물론 목도리 같은 걸로 얼굴까지 잠깐 가릴 수는 있겠지만, 코까지 다 막아버리면 숨을 못 쉬겠죠? 그래서 목도리로 입과 눈까지는 가렸는데 코만 빼꼼히 노출 시켰다고 해보죠.

그러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코에만 찬바람이 닿아서 코만 엄청 춥죠. 그렇게 몸의 한 부분에 차가운 기운이 두드러지게 느껴질 때 그 부분이 시리다라고 말을 해요. 예를 들어 이렇게요.

  • “겨울바람 때문에 코끝이 시리다.”

물론 그냥 간단하게 코끝이 춥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 “겨울바람 때문에 코끝이 춥다.”

라고 말이에요. 이렇게 말해도 비슷한 뜻으로 전달이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리다]와 [춥다]가 완전히 똑같은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에요. 두 단어 사이에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시리다]에는 약간의 통증이 동반된다고나 할까요? 추운 느낌과 더불어 조금 아픈 느낌도 함께 있는 거예요. 보통은 아주 약간의 통증이죠. 그리고 [시리다]에는 얼어붙은 느낌도 있어요. 몸의 한 부분이 마치 얼음조각처럼 얼어붙은 느낌이요.

이제 오늘의 표현으로 다시 돌아가볼게요. [시리다]에는 얼어붙고, 아픈 느낌이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옆구리가 시리다‘는 옆구리가 얼어붙고 아픈 걸까요? 음… 어느 정도는 잘 어울리는 해석 같아요.

왜냐하면 한국어에는 이런 표현도 있거든요?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이 말은 사람이 들어온 자리는 몰라도, 나간 자리는 안다는 것을 줄여서 말한 건데요. 그 뜻을 해석하면 내 옆에 사람이 새로 들어오는 건 크게 좋다고 느끼지 못 해도, 원래 함께 있던 사람 중 누군가가 어디로 떠나서 없어지면 그 빈자리와 허전함이 유독 크게 느껴진다는 뜻이에요.

추운 겨울을 연인과 함께 보낸 기억이 한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그 연인과 헤어진 뒤에 혼자서 맞이하는 첫 겨울이 얼마나 더 춥게 느껴지는지 잘 아실 거예요. 상상을 해볼까요. 작년 겨울에는 연인과 다정하게 팔짱을 낀 채로 야외 데이트를 즐겼었어요. 팔짱을 꼈기 때문에 서로의 체온이 닿는 옆구리가 아주 따뜻했겠죠. 그런데 올해 여름에 애인과 다툼 끝에 이별을 하고, 이제 겨울을 혼자서 다시 맞이하게 되었어요.

추운 날씨에 길을 걸을 때 이제는 나와 팔짱을 껴줄 애인이 없어졌잖아요? 그래서 옆구리가 너무 추운거죠.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는 표현까지 함께 생각하면, 작년 겨울보다 애인이 있다가 없어진 올해의 겨울이 유독 더 춥게 느껴질 거예요. 게다가 외로움은 우리 마음도 아프게하죠. 옆구리는 추워서 얼어붙는 것 같이 느껴지고, 마음은 외로워서 아프고, 이런 느낌과 감정을 한국어에서는 옆구리가 시리다라고 표현하는 거예요. 단순히 체온이 낮은 것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고, 내 팔짱을 껴줄 사람이 없는 허전함, 외로움 등을 옆구리의 추위와 함께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 말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놀라운 사실을 하나 알려드릴까요? ‘외로우면 옆구리가 시린다’. 이거 진짜 근거가 있는 말이에요.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에서 실험과 연구를 통해서 사회적 고립감과 외로움이 신체적 추위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하거든요. 이 사실을 21세기 과학이 밝혀내기도 전부터 알고 있었던 우리 한국인 조상님들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3 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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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유익한 정보입니다. 한국어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세한 설명이시네요. 계속 업데이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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