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꿩 대신 닭
주요 어휘

각종 「명사」
온갖 종류. 또는 여러 종류.
- 각종 참고서.
- 각종 운동 경기.

교통 체증 「명사」
일정한 지역에서 차의 과도한 집중, 교통사고, 도로 공사 따위로 차량의 통행이 정지되거나 비정상적인 통행 상태가 계속되는 교통의 흐름.

형편 「명사」
「1」 일이 되어 가는 상태나 경로 또는 결과.
- 그는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잘 안다.
「2」 살림살이의 형세.
- 형편이 어렵다/딱하다.

생소하다 「형용사」
「1」 【…이】 어떤 대상이 친숙하지 못하고 낯이 설다.
- 길이 생소하여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었다.≪김구, 백범일지≫
- 낯선 이국의 풍물이 도무지 생소하기만 한데 나를 반겨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박해준, 밀항기≫
「2」 익숙하지 못하고 서투르다.

쓰임새 「명사」
쓰임의 정도나 쓰이는 바.
- 목재는 그 종류에 따라 쓰임새가 다르다.
- 톱은 쓰임새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각종 동물들의 한국어 이름을 얼마나 많이 알고 계세요?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들의 이름 정도는 다들 공부하셨겠죠? 강아지, 고양이, 돼지, 소, 말 같은 동물들 말이에요.

그런데 오늘의 제목이 꿩 대신 닭, 꿩 대신 닭이잖아요. 한국어 닭이 치킨(Chicken)이라는 건 많은 분들이 아실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 왜냐하면 어느 언어에서든지 닭이나 돼지, 소 같은 식재료는 거의 가장 먼저 배우지 않나요? 외국여행을 할 때 음식점에서 메뉴를 고르려면 들어가는 재료가 소고기인지, 돼지고기인지, 닭고기인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니까요.

아무튼 그래서 다들 아시겠지만 닭은 영어로 치킨이고, 치킨은 한국어로 닭입니다. 그런데 꿩은 처음 들어보셨죠? 왜냐하면 꿩은 요즘에는 보기 어려운 새거든요. 저 역시도 실제로 꿩을 본 게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요. 아마 아주 어렸을 때인 것 같아요. 꿩은 영어로 Pheasant 입니다. P h e a s a n t.

꿩
꿩(Pheasant)

요즘의 한국 어린이들은 저보다도 더 이 Pheasant, 꿩의 실물을 본 경험이 적을 거예요. 그렇지만 꿩은 한국의 속담이나, 옛날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손님입니다. 바로 오늘의 표현, 꿩 대신 닭처럼요.

닭과 꿩에 대해서 알아보았으니 이제 마지막으로 명사 [대신]에 대해서 짚어볼까요? 명사 [대신]은 크게 세 가지 의미를 갖는데요. 그 세 가지 중에서 오늘의 표현에서 쓰인 의미는 동사 [바꾸다]의 의미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쉬워요.

명사 [대신]은 보통 A 대신 B 형태로 많이 쓰이거든요? A 대신 B. 즉, 맥주 대신 와인, 치킨 대신 피자, 버스 대신 지하철과 같은 표현들을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이러한 표현들은 앞에 나온 명사를 선택하려다가, 뒤에 나온 명사로 선택을 바꾸는 거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맥주를 마시려고 하다가 와인을 마시는 걸로 계획을 바꾼다던가? 친구와 치킨을 사먹으려고 했는데 주변에 치킨집이 없길래 피자를 먹는걸로 계획을 바꾸게 되는 것, 또 버스를 타려고 계획하다가 교통 체증이 심해서 지하철로 바꿔타는 것! 이런 경우를 딱 한 단어만을 써서 설명하고 싶다면 바로 명사 [대신]을 쓰면 된다는 것이죠.

그러면 명사 [대신]이 쓰인 실제 같은 대화문을 들어볼게요.

“혜정아, 맥주 마실래?”

“음…… 맥주는 별로 안 땡기는데? 맥주 말고 와인 마시는 건 어때?”

“와인도 좋지! 그래. 와인 마시자. 와인 안주로는 뭐가 좋을까? 치킨?”

“나는 개인적으로 와인에는 치킨보다 피자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좋아! 그럼 주변에 맛있는 피자집을 찾아봐야겠네.”

“그럴 필요 없어. 내가 홍대 쪽에 맛있는 피자집을 한 곳 알거든. 여기서 버스 타면 아마 10분 정도 밖에 안 걸릴 거야.”

“10분이면 가깝네! 아 맞다! 근데 나 까먹고 있었는데 아침에 감기약을 먹었어. 나 술 못 마실 것 같은데?”

“아~ 뭐야! 먼저 맥주 마시자고 말 꺼낸 사람이. 됐어. 난 벌써 피자 땡겨버렸으니까 너는 일단 가서 술 대신 콜라나 마시든지.”

A 대신 B. 명사 [대신]의 의미를 이해하셨나요?

오늘의 표현 꿩 대신 닭에서도 [대신]의 역할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만약 꿩 대신 닭이 ‘술 대신 콜라’와 그저 똑같은 용법의 표현이라면 한국어 원어민들이 즐겨 쓰는 젤리팁이라고 할 수가 없겠죠!

꿩 대신 닭에는 보통의 A 대신 B와 달리 아주 특별한 의미가 숨어있거든요. 꿩 대신 닭에는 유래가 있습니다.

한국의 명절인 설날에는 떡국이라는 요리를 해먹는데요. 옛날에는 설날에 떡국을 끓여 먹을 때 꿩으로 국물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고 해요. 그렇지만 꿩은 집에서 키우기가 힘들고, 사냥을 해서 잡아야 했고 그런 이유로 가격이 비쌌기 때문에, 돈이 없는 사람들이 키우기 쉽고 저렴한 닭으로 떡국의 국물을 낼 수 밖에 없었대요. 좀 더 경제 형편에 맞는 식재료를 선택한 거죠.

떡국
떡국

바로 거기서 꿩대신닭의 특별한 의미가 유래됐습니다. 그래서 꿩 대신 닭은 오늘 날에는 적당한 것이 없을 때 그와 비슷한 것으로 대체하는, 대신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되었어요.

즉, ‘꿩 대신 닭이다’ 라고 말을 하는게 요즘 시대에는 진짜로 Pheasant와 치킨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어떤 제일 좋은 것을 포기하고 두 번째로 좋은 것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가리키거나 또는 바로 두 번째 옵션(Option) 그 자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표현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대화문을 통해 확인해볼까요?

첫 번째 상황은 여러분이 영화 어벤져스를 관람하러 친구와 영화관에 갔어요. 그런데 어벤져스 티켓이 전부 매진인 거예요! 어벤져스를 관람하려고 했는데 관람을 할 수가 없는거죠! 그럴 때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이런 식의 대화가 펼쳐질 수 있어요.

“혜정아 어떡하지? 어벤져스는 티켓이 매진이라 볼 수가 없겠는데?”

“그러게. 어벤져스가 인기가 정말로 많구나. 그래도 영화관 온 김에 다른 영화라도 보고 갈까?”

“그러자. 아 저거 어때? 분노의 질주? 저 영화도 액션 영화니까 어벤져스 못 보는 대신에 저거라도 보지 뭐.”

“그래. 완전 꿩 대신 닭이네.”

두 번째 예시 상황도 곧바로 들어볼게요.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해외여행을 못 가서 슬픈 한 친구의 대화입니다.

“아…… 진짜 여행가고싶다. 막상 회사에서 휴가를 받아도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갈 수가 없으니 너무 짜증나.”

“여행을 갈 수가 없다니 무슨 소리야? 난 저번주에도 부산으로 여행 다녀왔는데.”

“아니, 나는 국내 말고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 너도 알다시피 내가 원래 일 년에 최소 두 번은 해외여행을 다녔잖아.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2년 가까이 해외여행을 못 가니까 너무 좀이 쑤셔 죽겠어.”

“그래. 네 말대로 지금 해외여행은 어렵지. 하지만 알고보면 국내에도 좋은 여행지가 많아. 이번 기회에 너도 국내여행을 시작해보는 게 어때? 비행기 타는게 그리우면 제주도도 좋고.”

“그럴까? 꿩 대신 닭이라고 국내여행이라도 가볼까?”

“그래. 내가 장담하는데 막상 여행해보면 그동안 몰랐던 국내 여행지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거야. 어쩌면 해외여행보다 더 좋을 지도 모를걸?”

첫 번째 대화문에서는 어벤져스가 꿩이고, 분노의질주가 닭입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어벤져스 대신에 분노의 질주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서, “꿩 대신 닭이네.” 라고 말한 거고요.

두 번째 대화문에서는 해외여행이 꿩이고, 국내여행이 닭이에요. 왜냐하면 나는 해외여행을 더 좋아하는데 해외여행을 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서 국내여행을 가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두 번째 대화문에서도, “꿩 대신 닭이라고 국내여행이라도 가볼까?” 라고 말한 것입니다.

어떠세요? 오늘의 한국어 원어민 표현, 꿩 대신 닭. 느낌이 오시나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고르지 못 하고, 어쩔 수 없이 그것과 비슷한 다른 것을 골라야 할 때 쓰는 표현! 여러분의 것으로 만드실 수 있겠죠?

만약에 꿩이라는 단어가 너무 생소해서 오늘의 표현 전체를 기억하기가 어려우시다면, 오늘 공부한 명사 [대신]이라도 꼭 기억해보세요. 명사 [대신]은 아주 쓰임새가 많은 단어이니까요.

앗! 이게 바로 꿩 대신 닭 아닐까요?

1 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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