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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어휘

최소한
[Ⅰ] 「명사」 일정한 조건에서 더 이상 줄이기 어려운 가장 작은 한도. =최소한도.
-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이다.
- 시에서는 피해가 최소한에 그치도록 복구를 서둘렀다.
[Ⅱ] 「부사」 가장 적게 잡아도. 또는 일정한 조건에서 가능한 한 가장 적게.
- 이 일을 끝내는 데 최소한 세 시간은 걸린다.

과격하다 「형용사」
정도가 지나치게 격렬하다.
- 과격한 성격/운동/말투.

되도록 「부사」
될 수 있는 대로.
- 되도록 빨리 일을 시작합시다.
- 준비는 되도록 간단히 해야 합니다.

통용 「명사」
「1」 일반적으로 두루 씀.
- 화폐의 통용.
- 옛날처럼 아씨라고 부르기 싫고 아주머니라기도 안 되었고 하여 집에서도 선생님으로 통용이다.≪염상섭, 취우≫
「2」 서로 넘나들어 두루 씀.

제가 재미있는 얘기를 들은 게 있습니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분들이 한국사람과 대화하면서 많이 놀라는 것 중에 하나라는데요. 그게 뭐냐면? 한국인들이 죽겠다는 소리를 할 때래요.

생각해보면 저 역시도 ‘배고파 죽겠다, 피곤해 죽겠다, 힘들어 죽겠다’ 라는 식의 표현을 정말로 하루도 안 빼놓고 최소한 한 번씩은 하는 것 같은데요.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오늘의 한국어 원어민 표현, 오늘의 젤리팁은 죽겠다입니다.

죽겠다

사실 저도 이전까지는 한국인들이 죽는다는 소리를 자주 하는 것이 이상한가? 하는 생각을 품어본 적이 딱히 없었어요. 그런데 외국인 친구들에게 얘기를 듣고난 후에 생각해보니까 한국인들이 동사 [죽다]를 활용한 말을 일상 속에서 되게 편하고 흔하게 사용하고 있는 게 사실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게 한국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의 눈에는 조금 이상하고 놀랍게 여겨질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죽겠다, 죽겠어와 같은 표현은 전혀 험악하고 무서운 표현이 아니랍니다.
그저 강조법일 뿐이에요.

“진짜 힘들어.” 라고 말하기 보다는, “아! 진짜 힘들어 죽겠어.” 라고 말하는 편이 나의 힘든 상태, 내가 얼마나 힘든지를 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쓴다는 거죠. 어쩌면 그 순간에는 정말로 곧 죽을 것처럼 힘든 것일 수도 있구요.🙄

그러면 본격적으로 오늘의 한국어 원어민 표현, 오늘의 젤리팁 죽겠다를 파헤쳐볼까요? 가장 먼저 어떤 상황에서 한국인들은 죽겠다는 말을 쓸까요? 정답은 강조하고 싶은 거의 모든 상황, 강조하고 싶은 거의 모든 상태에서입니다.

“공부를 너무 열심히 했더니 힘들다.”

라는 문장이 있다고 해볼까요? 이 문장을 조금 강조해서 말하면,

“공부를 너무 열심히 했더니 너무 힘들다.”

라는 문장이 될 수 있겠죠. 강조 어휘 [너무]를 붙여서요. 그런데 만약 공부를 막 열두 시간을 한 거예요. 그래서 강조 어휘 [너무]를 써서는 내 힘든 정도를 나타내기에 부족하다면요? 그럴 때 오늘의 표현 죽겠다를 사용하면 됩니다.

“공부를 너무 열심히 했더니 힘들어 죽겠다.”

다음 문장도 한번 바꿔볼게요.

“어제 넷플릭스 보느라 밤을 새웠더니 졸리다.”

라는 문장을 죽겠다로 강조하면,

“어제 넷플릭스 보느라 밤을 새웠더니 졸려 죽겠어.”

또 다른 문장도 해볼까요?

“미국으로 유학 간 여자친구가 보고싶다.”

라는 문장이 있는데, 이 문장에 죽겠다를 넣으면?

“미국으로 유학 간 여자친구가 보고싶어 죽겠다.”

가 됩니다.

너무 쉽지 않나요? 오늘의 표현 죽겠다는 정말로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가 전혀 없어요. 그냥 조금 과격한 강조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여기 또 하나의 비슷한 표현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죽을 것 같다인데요.

솔직히 한국인이 강조를 하고 싶은 상황에서 죽겠다를 쓰는 경우와 죽을 것 같다를 쓰는 경우는 거의 반반(50:50)이에요. 그만큼 죽을 것 같다 역시도 죽겠다처럼 많이 쓴다는 뜻이죠. 앞서 나왔던 예문들을 전부 죽을 것 같다 버젼(Version)으로 바꿔볼까요?

  • “공부를 너무 열심히 했더니 힘들어 죽을 것 같다.”
  • “어제 넷플릭스 보느라 밤을 새웠더니 졸려 죽을 것 같아.”
  • “미국으로 유학 간 여자친구가 보고싶어 죽을 것 같다.”

참고로 죽을 것 같다와 똑같은 의미를 가진, 뒈질 것 같다라는 표현도 있는데요. 참 다양하죠? 뒈질 것 같다는 죽을 것 같다의 슬랭 버젼(Slang Version)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동사 [뒈지다]가 동사 [죽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거든요. 그리고 단순히 슬랭 버젼이기 때문에 당연히 쓰임새의 차이는 없습니다.

  • “너무 추워. 이러다 얼어 뒈질 것 같다.”
  • “나 하루종일 쫄쫄 굶었어. 배고파 뒈질 것 같아.”
  • “제리야,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 앉아서 조금 쉬면 안 될까? 다리 아파서 뒈질 것 같아.”

하지만 이런 속된 표현들은 되도록 어른들 앞에서는 쓰시면 안 돼요. 솔직히 말하면 어른들과 대화를 할 때는 ‘죽겠어요, 죽을 것 같아요, 죽을 것 같습니다’ 등의 표현들 또한 조심해서 쓰는 편이 좋아요. 그것이 아무리 존댓말이라도 말이죠. 말씀 드렸다시피 이것은 조금 과격한 강조법이니까요.

하물며 죽을 것 같다도 조심스럽게 써야하는데, 죽을 것 같다의 슬랭 버젼인 뒈질 것 같다는 얼마나 조심을 해야겠어요? 뒈질 것 같다는 어른들에게는 절대로 사용하지 마시고, 친한 사이에서만 쓰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인들 중에 뒈질 것 같다뒤질 것 같다로 발음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뒈질 것 같다가 원래 표준어이고, 뒤질 것 같다는 사투리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그렇지만 요즘 시대에는 딱히 사투리로 취급하지 않고 거의 통용해서 쓰는 경향이 있어요. 심지어 서울에 사는 저는 표준어인 뒈질 것 같다보다, 오히려 뒤질 것 같다라고 말하는 경우를 더욱더 많이 보고 듣는 편인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뒤지다]라는 동사가 따로 있다는 사실이죠. 동사 [뒤지다]는 동사 [뒈지다]와는 뜻이 달라요. 동사 [뒤지다]는 무엇을 찾으려고 샅샅이 들추거나 헤치다라는 뜻이거든요?

예를 들어,

  • ‘지갑을 찾으려고 가방을 뒤지다.’
  • ‘경찰들이 범인의 흔적을 찾기 위해 집안을 뒤지다.’

같은 문장을 생각해보세요. 여기서의 [뒤지다]는 무엇을 찾다에 해당하는 [뒤지다]인 거죠. 죽음을 의미하는 [뒈지다]의 사투리 버젼이 아닌 겁니다.

많이 헷갈리시죠? 그러면 죽는다는 의미의 [뒤지다]와 물건을 찾는다는 의미의 [뒤지다]를 어떻게 구분하면 좋을까요? 그것은 [뒤지다] 앞에 사람이나 동물이 나오는지, 아니면 [뒤지다] 앞에 물건이나 장소가 나오는지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다시 말해서 생명이 있는 것이 나오면 죽음을 뜻하는 [뒈지다]의 사투리로서의 [뒤지다]를 쓴 것이고, 가방이나 건물, 장소 같은 것이 앞에 나오면 그때는 무언가를 샅샅이 찾는다는 의미의 [뒤지다]가 쓰인 것입니다.

주제가 조금 삼천포로 빠진 것 같죠? 하지만 동사 [뒤지다]의 의미를 문맥 속에서 구별해내는 이런 방법이야말로 여러분을 한국어 원어민으로 만들어주는 젤리팁이 아니겠어요?

네? 뭐라구요? 헷갈려 죽겠으니 오늘의 에피소드는 이쯤에서 그만하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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