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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어휘

집돌이 「명사」
밖에 나가는 것보다 집에 있는 것을 더 좋아하는 남자를 이르는 말.

실천 「명사」
생각한 바를 실제로 행함.
- 그는 결심을 실천에 옮겼다.
- 한번 여자를 구해 보기로 맘을 정했으면 주저 말고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윤흥길, 묵시의 바다≫

언성 「명사」
말하는 목소리.
- 언성을 높이다/낮추다.

부업 「명사」
본업 외에 여가를 이용하여 갖는 직업.≒ A side job.

안녕하세요, 여러분?

한국은 이제 가을이 오려나봐요. 날씨가 제법 선선해졌습니다. 미칠듯이 내리쬐던 폭염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시간은 언제나 그렇듯이 빠르게 흘러가네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여름이라고, 혹시 말씀드린 적이 있나요? 네! 저는 사계절 중에 여름을 가장 좋아합니다. 개인적으로 추위보다 더위를 조금 더 잘 견디는 편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여름을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제가 날씨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기 때문인데요. 더운 여름에는 외출도 자주 하고, 친구들도 자주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에 좀 더 적극적이 되는 것 같아요.

반면에 지금 다가오고 있는 가을이나, 또 가을에 이어서 우리를 찾아올 겨울에는 제가 집돌이로 변해요. 집 돌 이! 외출이나 친구들과의 약속을 줄이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아지거든요. 그러다보니까 겨울에는 제가 좀 게을러져요. 아무래도 그렇잖아요? 따뜻한 실내에서 소파와 침대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다보면 평소보다 잠도 더 많이 자게 되고 뭐 그렇죠.

그런데 제 속마음은 겨울에도 여전히 활동적이고 싶거든요? 추위를 너무 많이 타는 편이라서 자꾸만 따뜻한 실내에서 머무르게 되는데, 그러면서도 동시에 한편으로는 ‘집밖으로 나가야 새로운 경험을 더 많이 할 수 있을텐데…….’ 라면서 늘 아쉬운 마음을 조금씩 가지게 돼요.

그.래.서. 제가 이번 여름을 떠나보내면서 조금 마음 먹은게 있습니다. 올 가을과 올 겨울에는 바깥으로 좀 더 자주 돌아다니자! 새로운 시도와 도전들을 많이 하자! 가을과 겨울을 마치 여름처럼 활동적으로 보내보자! 라는 결심입니다.

이걸 실천으로 옮기려면 한 가지 방법이 있어요. 게으름을 물리치는 저만의 방법인데요. 바로,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겁니다. 서론이 조금 길었죠? 원어민처럼 말하는 젤리팁! 오늘의 표현은 바로 ‘일을 벌이다’입니다.

일을 벌이다

천천히 말하면, 벌 이 다. ‘물건을 버리다’ 할 때의 [버리다]가 아니에요. 여러분. 어쩌면 많은 분들이 ‘물건을 버리다’ 할 때의 [버리다]는 들어봤어도, 이번에 배우는 벌 이 다의 [벌이다]는 처음 접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이 두 단어는 발음만 똑같을 뿐, 뜻은 전혀 다른 단어들입니다.

자, 일을 벌이다에서 [일]이란, 여러분이 직장에 다니는 회사원이라면 매일매일 하는 그것 ! Work ! 그 [일]을 뜻합니다.

숫자 [1]이 아니에요. 숫자 [1]을 말할 때는 발음에 강세가 있어요. 1! 1! 1234…… 이렇게! 그리고 Work의 [일]은 그냥 편하게 일이라고 소리내시면 됩니다.

그러면 동사 [벌이다]는 어떤 의미일까요? 크게 세 가지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 첫 번째, 일을 계획하여 시작하거나 펼쳐 놓다.
  • 두 번째, 여러 가지 물건을 늘어놓다.
  • 세 번째, 전쟁이나 말다툼 따위를 하다.

이중에서 오늘의 표현, 일을 벌이다에서는 동사 [벌이다]의 몇 번째 의미를 사용하는 걸까요? 수혁, 민수, 지환이라는 이름을 가진 대학생 세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서 오늘 표현의 사용법과 뜻을 한 번 알아볼게요.

“수혁 선배, 우리 팀이 외국인 학생 대상 설문조사도 맡기로 했다던데 대체 무슨 소리예요?”

“아 그거? 우리 팀이 하겠다고 내가 교수님한테 말했어.”

“야, 김수혁! 니가 뭔데 혼자서 일을 벌이냐? 다른 팀원들은 동의한 적도 없잖아. 그 설문조사라는거 니가 혼자서 다 할거야?”

“에이~ 왜 그래요 민수 형. 그거 별거 아니에요. 다같이 조금씩 나눠서 설문조사 다니면 금방 끝날텐데?”

“글쎄 별거든, 별거 아니든 대체 니가 뭔데 혼자서 그런걸 결정 하냐고……! 같은 팀원인 우리한테 먼저 물어보고 결정 해야하는 거 아니냐?”

“에이~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닌데. 우리가 하면 점수도 더 받고 좋잖아요. 오히려 설문조사 따왔다고 나한테 고마워해야 되는거 아닌가?”

“아니 근데 이 자식은 말귀를 진짜 못 알아먹네? 그러니까 그런 일을 벌일 때는 사전에 우리랑 상의를 해야할 거 아니야!”

“워워워…… 민수 선배, 수혁 선배 둘다 진정해요. 이러다 싸움 나겠어요. 그리고 수혁 선배, 솔직히 우리와 상의하지 않고 결정한 건 수혁 선배가 잘못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두 분 다 일 크게 벌이지 말고 이 문제는 수혁선배가 교수님한테 다시 가서 설문조사는 못 하겠다고 말하는 걸로 끝내는 게 어떨까요? 어때요 민수 선배?”

“아! 김수혁 저 자식은 지 잘못이 뭔지도 모르는데 지환이 니 말대로 하겠냐?”

“제 말대로 할거예요. 그렇죠? 수혁 선배?”

“끙~ 알았어.”

“김수혁, 넌 지환이가 안 말렸으면 오늘 나한테 아주 끝장났어!”

대학생들이 말다툼을 하고 있죠? 수혁이라는 학생이 다른 두 학생과 상의하지 않고, 과제를 더 늘렸어요. 과제를 더 받아온거죠. 교수님한테. 이걸 알고나서 민수가 수혁에게 따지죠.

“니가 뭔데 혼자서 일을 벌이냐?”
“니가 뭔데 혼자서 일을 벌이냐?”

이 말은 ‘새로운 일을 만들었다’ 라는 뜻도 될 수 있고, ‘원래 있던 일을 더욱 커지게 했다’, ‘일의 규모를 키웠다’ 라는 뜻도 될 수 있어요. 수혁이 설문조사 과제를 받아왔으니까, 새로운 일을 만든 것이 되겠죠? 그리고 동시에, 세 사람이 원래 해야할 일이 있었는데 거기에 설문조사가 추가되었으니까 일의 규모가 커진 것이기도 해요.

일을 벌이다라는 표현은 바로 이런 식으로 쓰는 겁니다. 좀 부정적인 느낌이죠? 수혁이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해버렸다는 거를 비난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혹시 눈치 채셨나요 여러분? 지환이 싸우려는 두 선배를 말리면서 한 말 있잖아요.

“워워워…… 민수 선배, 수혁 선배 둘다 진정해요. 이러다 싸움 나겠어요. 그리고 수혁 선배, 솔직히 우리와 상의하지 않고 결정한 건 수혁 선배가 잘못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두 분 다 일 크게 벌이지 말고.”

두 분 다 일 크게 벌이지 말고. 여기서의 일을 벌이다는 동사 [벌이다]의 세 번째 뜻과 관련이 있는 거예요. 세 번째 뜻이 뭐였죠? 동사 [벌이다]의 세 번째 뜻은 ‘전쟁이나 말다툼 따위를 하다’ 였습니다.

그러니까 지환의 말, ‘두 분 다 일 크게 벌이지 말고’ 가 뜻하는 바는 한마디로, 싸우지 말라는 거죠. 수혁과 민수가 대화를 하다가 민수의 언성이 점점 높아졌잖아요. 그러다가 진짜 주먹싸움이 되어버릴 우려가 있었으니까 딱! 지환이 끼어든거죠. 끼어들어서,

‘아! 일 크게 벌이지 마세요!’

라고 하는건데, 이 말에는 ‘충분히 대화로 풀 수 있으니까 싸우지 말자’ 라는 속뜻이 들어있는 겁니다.

한국에는 이런 말이 있어요. ‘애들은 원래 싸우면서 크는 거다.’ 네, 뭐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친구들이랑 다툼도 하고, 심하게는 주먹다툼도 하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어른이 되면 말다툼은 하더라도 진짜 주먹 싸움은 하지 않죠? 폭력은 나쁜거니까. 아무튼 그런데, 살다보면은 다툼에 휘말리는 경우가 있죠. 그럴 때 어른 한국인들이 이 말을 정말 자주 씁니다.

  • “저기요. 저기요. 우리 모두 성인이니까 일을 크게 만들지 맙시다.”
  • “더이상 일을 벌이지 맙시다.”

그리고 바로 이 표현을 지환이 두 선배를 말리면서 쓴 거예요. 그러니까 첫 번째 대화문에는 동사 [벌이다]의 세 가지 의미 중에서 두 가지가 다 쓰인거죠.

자, 그러면 이제 다시 동사 [벌이다]의 첫 번째 의미 쪽으로 돌아가서,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해서 주변인들을 곤란하게 만든 상황을 좀 더 알아볼까요? 방을 너무 어지럽힌 아들에게 엄마가 이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

  • “야! 엄마는 하루종일 청소하고 빨래하느라 힘들어 죽겠는데 너는 방 꼴이 이게 뭐야? 왜 자꾸 일을 벌이니……. 엄마 힘들게!”

너무 현실 엄마였나요? 제가 어릴 때 엄마한테 이런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럼 혹시 엄마나 민수, 그리고 지환이처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만 가능하느냐? 라고 물으신다면 아니에요. 자기 자신에게 말할 수도 있어요. 이렇게 말이죠.

  • “으악! 어떡해! 이번주 내내 작업한 자료를 실수로 지워버렸어요. 큰일 났다! 어떡하죠? 제가 일 벌였네요.”

이 문장에서는 일을 벌이다가 거의 ‘사고를 치다’와 비슷한 느낌으로 쓰였네요.

그러면 일을 벌이다가 과연 이처럼 부정적인 뜻으로만 쓰이는 걸까요? 긍정적인 상황에서는 쓰일 수 없는 걸까요?

제가 바로 그 긍정적인 상황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두 번째 대화를 한번 들려드릴게요.

“제리야, 뭐해? 아~ 운동화 사려고 인터넷쇼핑 하고 있는거야?”

“응! 이번에 철인삼종경기(Triathlon) 나가보려고 하는데 새 운동화가 필요할 것 같아서.”

“철인삼종경기? 너 요즘에 대학원 공부 때문에 엄청 바쁘지 않아?”

“바쁘긴 하지. 그래도 해보면 재밌을 것 같아!”

“이야~ 멋있네. 근데 너 곧 아이들 가르치는 일도 시작한다고 하지 않았어?”

“아~ 그 일? 그거 벌써 시작했지. 저번 주에 애들이랑 첫 수업했어.”

“뭐야? 그럼 대학원에, 선생님에, 철인삼종경기까지? 너는 진짜 일 벌이는 데는 선수다 선수. 타고났어.”

“헤헤헤. 내가 너무 욕심 부리는 건가?”

“아니야. 뭐 힘들긴 하겠지만, 그래도 너는 일단 하려고 벌여놓은 일들은 다 잘 해내잖아. 대단하다고 생각해서 한 말이야.”

“헤헤 고마워.”

대화에 등장하는 제리는 이것저것 하는 일이 많은 것 같아요. 아! 제 얘기 아닙니다. 여러분. 우리 대화문에만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인 제리예요. 아무튼 제리의 스케쥴이 대학원 공부하느라 바쁘고, 부업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까지 하는데, 거기에다가 이번에 철인삼종경기라는 운동을 새로 시작한다고 하니까 친구가 놀라는거죠. 그래서 말합니다.

  • “너는 진짜 일 벌이는 데는 선수야.”

한국어 표현 중에 선수라는 게 있어요. 그 축구선수, 농구선수, 야구선수 할 때의 선수가 맞아요. 한국인들은 어떤 일을 굉장히 잘하는 사람한테 선수라는 별명을 붙입니다. 마치 그 분야의 프로페셔널 같다는 거를 돌려서 말하는 거죠.

예를 들어,

  • “쟤는 정말 도망치는데 선수야.”
  • “쟤는 정말 노는데 선수야.”
  • “쟤는 정말로 이성을 꼬시는 데 선수야.”

그러면 일 벌이는 데 선수라는 말의 뜻은 일을 잘 벌인다라는 거겠죠? 그런데 이게 나쁜 의미로 하는 말로 들리셨나요? 아니죠! 제리가 “내가 너무 욕심부리는 건가?” 라고 묻자, 제리의 친구가 “아니야. 힘들긴 하겠지만, 그래도 너는 일단 하려고 벌여놓은 일들은 다 잘 해내잖아. 대단하다고 생각해서 한 말이야.” 라고 대답을 하죠. 그렇기 때문에 제리의 친구가 제리보고 일을 벌인다고 한 것은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요. 긍정적인 의미로 말한겁니다.

자, 이렇게 일을 벌이다 는 상황에 따라서 좋은 뜻이 될 수도 있고 나쁜 뜻이 될 수도 있는데요.

이걸 어떻게 구분하느냐? 물론 상황과 문맥에 따라서 이해를 하면 구분이 되지만, 한국어 원어민이 아니라면 해석하는데 조금 어려울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제시하는 포인트는 바로, 피해입니다. 피해!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는가?

자! 저 제리가 만약 어떤 일이나 행동을 했어요. 그랬는데 그 일이나 행동으로 인해서 주변 사람이 피해를 입는 거예요. 그러면,

  • “으휴…… 제리 너는 왜 일을 벌이니.”
  • “으휴…… 그러게 제리 너는 왜 일을 벌여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니.”

이런 부정적인 표현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반대로 제가 어떤 일이나 행동을 했는데 그 일이나 행동이 주변의 어떤 사람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일을 벌이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일 수 있는 겁니다. 느낌이 오시나요?

그런데 여러분 마지막으로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벌이다]와 비슷한 단어가 또 있어요. 처음에 말씀드린 ‘물건을 버리다’ 할 때의 말고, 이번엔 또 [벌리다]가 있습니다. 벌 리 다. [벌리다]는 {입을 벌리다, 다리를 벌리다, 간격을 벌리다} 처럼 어떤 두 가지 물건의 그 사이 공간을 넓히는 것을 뜻하는데요. [벌이다] 와는 아주 다른 뜻이죠. 그런데 많은 한국인들이 [벌이다]와 [벌리다]를 헷갈려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의미적으로 혼동하기도 하고, 소리적으로 혼동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을 벌리다(X)라고 잘못 말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습니다. “너는 왜 자꾸 일을 벌리냐……!“(X)라는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이건 틀린 표현이에요. 일을 벌리다(X)가 아니라, 일을 벌이다(O)입니다. 꼭 기억하셔야 돼요! 여러분.

만약 어떤 한국인이 여러분에게 일을 벌리다(X)라고 잘못 말하더라도, 젤리코리안과 함께 공부한 똑똑한 여러분은 원래의 발음과 원래의 뜻을 잘 알고 있으니까, 어쩌면 여러분이 그 한국인에게 틀린 점을 알려줄 수도 있겠네요.

“저기요. 일을 벌리다 틀렸거든요? 일을 벌이다라고 해야 돼요.”

바로 이렇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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