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안 본 눈 삽니다
주요 어휘

데뷔 「명사」
일정한 활동 분야에 처음으로 등장함.
- 가요계 데뷔 2년 만에 정상에 오르다.

경향 「명사」
「1」 현상이나 사상, 행동 따위가 어떤 방향으로 기울어짐.
- 현실 도피적 경향.
- 상업주의 경향을 띤 소설.

참신성 「명사」
새롭고 산뜻한 특성.
- 참신성이 돋보이는 설계.
- 신인이 주연을 맡았는데도 참신성이 별로 없었다.

신박하다 「형용사」
새롭고 놀랍다.

생략되다 「동사」
전체에서 일부가 줄거나 빠지다.
- 생략된 내용.
- 우리 사이에는 의례적인 인사말은 생략되었다.≪홍성원, 무사와 악사≫

대폭 「부사」
썩 많이.
- 내용을 대폭 수정하다.
- 소비자 가격을 대폭 인상하다.

구구절절 「부사」
말 한 마디 한 마디마다. =구구절절이.
- 아버님의 훈계는 구구절절 내 마음에 와닿았다.
- 네 말이 구구절절 옳다.

토로하다 「동사」
【…에/에게 …을】 마음에 있는 것을 죄다 드러내어서 말하다.
- 친구에게 심정을 토로하다.
- 그녀는 남편에게 결혼 생활의 불만을 토로했다.

염탐하다 「동사」
【…을】 몰래 남의 사정을 살피고 조사하다.
- 적의 동태를 염탐하다.

한국의 가수 중에 셀럽파이브라는 그룹이 있습니다. 되게 유명하신 분들이에요. 왜냐하면 이분들의 원래 직업이 개그우먼이거든요. 재능과 끼가 넘치는 개그우먼 분들이 모여서 셀럽파이브라는 가수로 데뷔(Début)를 했고, 그분들의 노래 중에 이런 제목의 노래가 있습니다. <안 본 눈 삽니다>. 가사를 조금 들려드릴까요?

사진첩 속 치아를 보이며 웃는 그녀와 너,
안 본 눈 삽니다.
제주 애월에서 백허그 하는 모습,
안 본 눈 삽니다.
커플 잠옷 입고 케잌을 들고 있네,
안 본 눈 삽니다.
너무 슬프잖아. 눈물이 날 것 같아.
안 본 눈 삽니다.

기회가 되면 한 번 유튜브에서 노래를 찾아서 들어보세요. 템포(Tempo)가 빠르지 않은 발라드곡이라서 한국어 듣기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자, 그럼 이 노래의 제목이자 오늘의 표현인, 안 본 눈 삽니다!

‘안 본 눈 삽니다’는 과연 어떤 뜻을 가지고 있을까요? 이 표현은 정말 참신하고 재미있는 표현이에요. 원래는 인터넷 신조어였던 걸로 제가 알고 있거든요? 인터넷 신조어라는 것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탄생한, 네티즌들에 의해서 새롭게 생겨난 표현을 뜻하는데요.

인터넷 신조어들은 대부분 한국어의 문법이나 맞춤법 등을 파괴하는 경향이 있어서,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그 참신성이나 표현력에 관해서는 거의 누구나가 인정할 정도로 되게 신박한 표현들이 많죠. 그러면 이제 ‘안 본 눈 삽니다’의 의미를 쪼개어서 해석을 해볼게요.

우선 ‘삽니다’ 부분!

삽 니 다. ‘삽니다’의 원형은 [사다]입니다. Buy요. B U Y. ‘물건을 사다’ 할 때 동사 [사다]가 존댓말로 [삽니다]가 된 거예요. 사실 이건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말을 한다면? ‘사겠습니다’라고 하는 편이 좋겠죠? 즉, 여기서 ‘삽니다’는 ‘사겠습니다’의 줄임말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그러면 ‘사겠습니다’혹은 ‘삽니다’라고 말하는 게 어떤 걸까요? 바로 광고를 하는 거예요. 여러분, 광고 아시죠? 예를 들어 중고물품 거래를 할 때가 있잖아요. 제가 만약 이사를 가는데 새 침대가 필요해요. 그러면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 이렇게 글을 올릴 수 있죠.

  • 침대 삽니다. 침대를 파시는 분이 있다면, 제가 그 침대 삽니다.

다르게 말하면?

  • 침대 사겠습니다. 침대를 파시는 분이 있다면, 제가 그 침대를 사겠습니다.

이런 게 광고잖아요. 그런데 어쩌면 헷갈리실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서울에 살다’, ‘제주도에 살다’ 할 때 쓰는 동사 [살다]도 존댓말로 쓸 때는 [삽니다]가 되니까요. ‘저는 지금 서울에 삽니다’처럼요. 그래서 충분히 헷갈리실 수가 있는데, 기억하실 것은, 여기에서 쓰인 [삽니다]는 ‘물건을 사다’할 때의 [사다]가 원형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안 본 눈 삽니다! ‘안 본 눈을 제가 사겠습니다!’ 라는 뜻인 거죠.

안 본 눈 삽니다 = 안 본 눈을 제가 사겠습니다

이제 ‘안 본 눈’ 부분으로 넘어가볼까요?

우선 여기서 [눈]은 하늘에서 내리는 [눈, Snow]가 아니라, 우리의 [눈, Eye]를 뜻하죠. 사실 이 앞에는 목적어가 생략되어 있어요. (무엇무엇)을 안 본 눈, (무엇무엇)을 보지 않은 눈, 목격하지 않은 눈이라는 뜻이거든요.

총정리를 해보면 오늘의 표현, ‘안 본 눈 삽니다’를 여러분이 이해하기 쉽게끔 디테일을 덧붙여서 말을 한다면 이런 표현인 겁니다.

(무엇무엇)을 아직 보지 않은 눈을 혹시 파는 분이 있다면 제가 사겠습니다.

(무엇무엇)을 아직 보지 않은 눈을 혹시 파는 분이 있다면 제가 사겠습니다.

그리고 줄여서,

안 본 눈 삽니다.

줄여도 대폭 줄였죠.

1)목적어도 빠졌고,
2)보지 않은 눈을 안 본 눈이라고 짧은 버전으로 말해서 듣기도 신경써야 되도록 바뀌었구요.
3)‘파는 분이 있다면 제가 사겠습니다’ 부분은 무려 ‘삽니다’, 세 글자로 줄어들었어요.

그런데 솔직히 우리가 일상에서 말을 할 때, 원래 이렇게 구구절절 풀어서 설명하듯이 말하지는 않잖아요. 그쵸? 빠르고 간편하게 의사를 전달하다 보니까, ‘무엇무엇을 아직 보지 않은 눈을 혹시 파는 분이 있다면 제가 사겠습니다’라는 표현이 ‘안 본 눈 삽니다’라는 짧은 문장으로 실제 쓰이게 되는 거죠.

그러면 어떤 상황에서 이 표현을 쓸까요? (어떤)것을 보지 않은 눈을 내가 사겠다. 내가 구매하겠다.

여기서 (어떤)것들에는 사물이 들어갈 수도 있고, 사람이나 상황이 들어갈 수도 있죠. 예를 들어, 뭔가 더러운! 뭔가 불쾌한! 기분이 나빠지는 상황을 내가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게 막 자꾸 기억에 남아요. 막 자꾸 눈 앞에 떠올라요. 그래서,

으… 싫어!

으… 싫다!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거예요. 그 상황을 내 두 눈으로 본 것 자체가 너무 후회되는 거죠.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싶을 정도로 말이죠. 그래서 주변에 광고처럼 알리는 거예요. 이 기분 나쁜 장면을 보지 않은 깨끗한 눈을 파실 분이 계시면 제가 사겠습니다! 그래서 내 눈과 바꾸려고! 그 선수 교체 하듯이 내 눈과 바꿔버리려고 광고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솔직히 눈을 어떻게 사나요? 우리는 눈을 다른 사람한테 팔 수도 없고, 다른 사람이 그걸 살 수도 없잖아요. 다들 알고 있어요. 이게 말이 안되는 광고문이고,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표현이라는 거. 그런데 그냥 내 짜증을 토로하기 위해서 이 표현을 쓰는 거예요. 그만큼 보기 싫은 무언가를 내가 우연히 보게 되었다라는 거죠.

이게 원래 인터넷 신조어라고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인터넷 커뮤니티를 하다보면, 여러분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하다보면 게시판에서 많은 사진이나 글을 보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중에서 되게 웃기긴 웃긴데, 동시에 뭔가 불쾌한 사진을 보았다거나, 차라리 계속 모르고 살았다면 더 좋았을 어떤 정보를 내가 알게 되었을 때, 바로 그럴 때 댓글로 이 표현을 남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안 본 눈 삽니다!

제가 처음에 소개해드렸던 그 셀럽파이브의 노래 가사도 그런거잖아요. 헤어진 전 남자친구의 인스타그램을 몰래 구경했는데, 몰래 염탐했는데, 거기서 현재 새로 사귀는 여자친구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본 거예요. 그래서 말하죠.

  • “아……! 괜히 봤다. 보지 말 걸 그랬다.

네! ‘안 본 눈 삽니다’의 속뜻은 바로 ‘괜히 봤다.’입니다. ‘괜히 봤다’ 혹은 ‘보지 말 걸 그랬다’. 이런 속마음을 안 본 눈을 사고 싶다는 표현으로 돌려서 표현하는 것이죠.

그리고 또 한 편으론, 여러분이 게시판에서 어떤 글을 보고 거기에 ‘안 본 눈 삽니다’라는 댓글을 남긴다면, 그건 여러분이 정말로 본 것을 후회해서 그런 댓글을 남긴 것도 있지만, 그 글을 쓴 사람! 그러니까 작성자죠? 그 글을 쓴 사람에게 면박을 주는 용도도 있어요. 면 박. 면박을 주는 용도!

면박이라는 것은, 혹은 면박을 준다는 것은, 꾸짖거나 나무란다는 뜻이거든요?

  • “너 대체 이런 글을 왜 써서 올렸냐? 왜 내가 이런 사진을 보게 만들었냐구? 이 나쁜놈아!

라고 꾸짖는 거예요. 그러면 작성자는 안 본 눈을 사겠다는 댓글들을 보고 민망해지겠죠? 바로 그런 효과를 노리는 표현입니다.

참고로, 이 표현은 쓰기에 따라서 정도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원래 거의 장난식에 가까운 표현이고, 유머러스한 표현이지. 이게 막 누군가를 심하게 혹은 진지하게 비난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표현은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해주세요. 그리고 이 표현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시작은 인터넷이었지만, 워낙 재밌는 표현이라서 일상에서도 쓰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어요. 그러니까 노래로도 만들어진 거겠죠?

여러분도 한 번 써먹어보세요. 친구랑 놀 때, 그리고 친구를 놀리고 싶을 때 말이죠.

“아이씨! 안 본 눈 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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